M7, 대표성 흔들…주가도 온도차
오라클·팔란티어·브로드컴 등 급부상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알파벳(구글)·아마존·테슬라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이 인공지능(AI) 시대의 투자 흐름을 더 이상 대표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오라클과 팔란티어, 브로드컴 등 신흥강자가 부상하면서 투자자들이 AI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기업조합을 모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픈AI의 챗GPT가 AI를 글로벌 경제의 중심으로 만든 지 거의 3년이 지난 가운데 그간 미국증시를 지배한 거래는 ‘M7 매수’였다. 그동안 이들 7개사는 인터넷 이후 가장 큰 기술적 전환이 일어나는 지금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고 여겨졌다.
실제 블룸버그 M7 지수는 2023년 1월부터 이달 26일까지 308.1% 급등했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엔비디아가 1100%로 가장 크게 뛰었다. 이어 메타(495.7%)·테슬라(292.1%)·아마존(115.4%)·알파벳(176.8%)·MS(112.6%)·애플(103.9%) 등 순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뉴욕증시 S&P500지수의 73.7%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M7만으로는 AI의 승자들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라클은 AI 관련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이 부상하면서 올해 주가가 75% 이상 뛰었다. 팔란티어는 AI 소프트웨어에 대한 강력한 수요로 올 들어 135% 폭등하며 나스닥100 지수에서 최고의 성과를 올렸다.

오픈AIㆍ앤스로픽ㆍ스페이스X 등은 비상장사이지만 기업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또한 M7 내에서 성과가 크게 엇갈렸다. 엔비디아·알파벳·메타·MS는 AI에 잘 대비돼 있다고 평가되며 주가가 올들어 21~33% 상승했지만 애플·아마존·테슬라은 부진했다.
이에 월가에서는 엔비디아·MS·메타·아마존으로만 구성된 ‘팹4’, M7에서 테슬라를 제외한 ‘빅6’, M7에 브로드컴을 추가한 ‘엘리트8’ 등 변형된 그룹명을 제안하며 AI 승자들을 포착하려 하고 있다.
월가는 투자자들을 위해 시장을 단순화하기 위해 유행하는 주식들의 집합체를 만드는 것을 즐겨했다. 닷컴시대의 ‘포 호스맨(시스코·델·MS·인텔)’, 2010년대 스마트폰과 AI 사이의 시대를 지배했던 페이스북과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을 가리키는 ‘팡(FAANG)’이 대표적이었다.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의 유리엔 팀머 글로벌매크로 이사는 “AI 스토리가 진화함에 따라 이전 승자들이 계속해서 잘 지내더라도 새로운 승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 산업이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는 만큼 수혜주들도 특정 빅테크를 넘어 확산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가령 통신장비 업체 아리스타네트웍스,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저장장치 기업 웨스턴디지털·씨게이트·샌디스크 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AI에 따른 수혜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에서 AI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그리고 AI를 활용해 효율성과 성장을 이끄는 기업들로 이동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