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6·27 대출규제에 이어 9·7 공급까지 내놨지만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은 매물이 줄고 가격은 오르는 등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28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6일 기준 2만4017건으로 올 초(3만1814건)와 비교해 24.5% 감소했다. 6.27 대출규제가 발표된 시점(2만4855건)과 비교하면 3.4%가 줄었다.
이는 6·27 대출 규제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사실상 금지되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수요자들의 신규 전세에 대한 수요도 함께 줄었다.
서울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마포구 '도화3지구우성'(1222가구)는 전세 매물이 단 3건, 노원구 '공릉풍림아이원'(1601가구)은 2건에 불과하다. 송파구 ‘송파더센트레’(1138가구)와 중랑구 ‘신내우디안1단지’(1402가구)는 전세 매물이 단 한건도 없다.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전세가격도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의 '9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세가격은 전주(0.07%)보다 확대된 0.09% 상승을 기록했다. 또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7~8월 거래된 서울의 전용 84㎡ 아파트 평균 전세보증금은 7억1206만 원으로 2분기(6억8036만 원) 대비 4.7% 올랐다.
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8월 아파트 거래량은 4127건으로 한 달 전(3945건)보다 4.6% 늘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양천구 등 4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전월 대비 거래량이 늘었고, 거래량이 늘면서 이들 지역의 집값 상승세도 이어졌다.
가령 강동구의 경우 8월 매매 거래량은 324건으로 전월(191건) 대비 69.6% 늘었고 평균 거래액은 8월 기준 11억5214만 원으로 전월(11억2939만 원) 대비 2%(2275만 원) 증가했다.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전세 매물 품귀와 가격 상승, 그리고 매매 거래 증가와 집값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향후 주택 시장 전반에서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세 품귀와 가격 상승으로 세입자는 살 집을 찾기 어려워졌고 매매가격까지 오르면서 매수자 역시 더 큰 부담을 지게 됐기 때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올해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갱신권을 많이 쓴 영향으로 전세 매물 자체가 줄고 전세의 월세화가 함께 진행됐다”며 “이와 함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함께 정부의 추가 규제에 대한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연내에는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