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민선8기 첫 중국기업 투자유치…600억원대 이차전지 공장 평택에

“중국자본의 대한 투자 신호탄”…경기도, 이차전지 국제거점 도약 발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6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경기도-종루이코리아 투자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민선 8기 들어 처음으로 중국 기업 투자를 이끌어내며 글로벌 자본 유치 성과를 새롭게 썼다. 미국·일본·유럽 자본에 이어 중국 자본까지 확보하면서 경기도가 첨단산업 글로벌 허브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경기도는 26일 중국 장쑤성 난징에서 김동연 지사와 종루이코리아가 600억 원 규모의 이차전지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평택시 오성외투단지 내 2만1200㎡ 부지에 종루이코리아의 이차전지 부품 생산시설이 들어선다. 이곳에서 150명을 신규 고용하고 연간 500억 원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종루이코리아는 중국 이차전지 부품기업 종루이전자와 한국의 이차전지 자동화 설비 제조기업 케이엔에스가 합작해 설립한 법인이다. 지분구조는 종루이전자가 70 , 케이엔에스가 30 을 투자했다. 종루이전자의 옌팅주 부사장은 “이번 투자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향후 더 많은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치엔정 영업부사장도 “이번 협약은 단순한 MOU가 아니라 양국 이차전지 산업 협력의 첫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는 “임기 내 100조원 투자 유치를 약속했는데, 이미 목표 달성이 가시권에 있다”며 “중국 자본의 첫 투자가 이차전지라는 첨단산업 분야에서 이뤄진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는 기업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협약은 윤석열 정부 시절 경색됐던 한중관계로 인해 어려웠던 중국 자본의 국내 유치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이재명 국민주권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가 회복세에 접어든 것도 투자 성사의 배경으로 꼽힌다.

평택 오성 외투단지에 들어설 생산시설은 2026년 초 착공해 같은 해 말 준공할 예정이다. 주요 생산품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쓰이는 이차전지 핵심 부품 ‘탑 캡 어셈블리(Topcap Assembly)’다. 배터리 상단부를 구성하는 이 부품은 전기 연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핵심 요소다. 주요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과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이다.

경기도는 이미 국내 이차전지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기준 관련 산업 사업체는 전국의 32.6%인 1073개가 경기도에 몰려 있으며, 종사자 수 역시 전국의 18.7%인 3만854명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협약은 한중 기업이 국내 이차전지 공급망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이를 발판 삼아 ‘대한민국 이차전지 국제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