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호 개그맨 전유성 별세…향년 76세

입력 2025-09-26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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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전유성. (출처=유튜브 채널 '꼰대희' 캡처)
▲개그맨 전유성. (출처=유튜브 채널 '꼰대희' 캡처)

(사진제공=가족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가족엔터테인먼트)

‘원조 개그맨’, ‘개그계 대부’로 불리며 한국 코미디의 한 시대를 이끌었던 전유성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76세.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는 “전유성이 이날 오후 9시 5분께 폐기흉 증세 악화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8일 오전 8시, 장지는 전북 남원시 인월면이다.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러진다.

1949년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라벌고와 서라벌예술대 연극연출과를 졸업했다. 배우를 꿈꾸며 탤런트 시험에 도전했으나 번번이 낙방했고, 이후 방송 작가로 방향을 틀어 1969년 TBC ‘쑈쑈쑈’로 방송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그는 직접 무대에 올라 KBS ‘유머 1번지’, ‘쇼 비디오자키’, SBS ‘좋은 친구들’의 ‘전유성을 웃겨라’ 등에서 재치 있는 입담을 선보이며 시대를 대표하는 코미디언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개그맨’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해 ‘대한민국 1호 개그맨’이라는 별칭을 얻었고, 대학로 소극장의 코미디를 방송으로 끌어와 KBS 2TV ‘개그콘서트’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도 이름을 남겼다.

고인은 단순히 방송 활동을 넘어 후배 발굴과 업계 저변 확대에도 앞장섰다. 경북 청도군에 국내 최초 코미디 전용 극장 ‘철가방극장’을 세워 4400회가 넘는 공연을 올렸고 신인 개그맨 양성에 힘써 김신영, 조세호 등 수많은 후배가 그의 지도를 받았다.

또한 아시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코미디 축제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창립에 참여해 명예위원장을 맡으며 한국 코미디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데 기여했다. 엄영수는 “전유성이 교육을 해 개그맨이 된 후배가 40명이 넘는다. 항상 우리의 정신적 지주였다”며 “방송국에서 내가 하차 위기에 몰렸을 때마다 직접 방패막이가 돼줬다”고 회상했다.

최근 건강 악화로 입원했음에도 그는 끝까지 유머를 잃지 않았다. 후배들과의 병문안 자리에서도 대화를 이어가며 특유의 재치를 보여줬고 “연명 치료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주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조영남은 “코미디언 중 그렇게 선량한 친구가 없다”며 허탈함을 드러냈고 가수 남궁옥분은 “마지막으로 만난 지 한 달 만에 떠나실 줄 몰랐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모 글을 남겼다. 조혜련은 “마지막까지 성경을 읽고 찬송가를 들으셨다. 국민이 웃을 수 있도록 개그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고인을 기렸다.

김학래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은 “코미디의 위상을 높이고 인적 자원을 업그레이드한 분”이라며 “희극인을 ‘개그맨’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한국 코미디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역시 “한국 코미디의 큰 별이 졌다”며 “선생님이 개척한 길은 역사 속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한편, 고인은 1993년 가수 진미령과 결혼했으나 이혼했고 슬하에 딸 전제비 씨가 있다. 저서 ‘구라 삼국지’, ‘하지 말라는 것은 다 재미있다’ 등 17권을 펴내며 집필 활동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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