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부문 신설, 아시아 넘어 세계적 영화제로 도약
李대통령 "영화산업, 튼튼하게 성장토록 지원할 것"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폐막을 하루 앞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인사들과 기예르모 델 토로 등 해외 거장 및 배우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국제적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25일 영화계에 따르면, 박찬욱 감독의 개막작 '어쩔수가없다' 상영과 함께 성대하게 막을 올린 BIFF는 폐막을 하루 앞두고 국내외 영화인과 관객들의 높은 관심 속에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올해 BIFF에는 자파르 파나히, 기예르모 델 토로, 매기 강 감독 등을 포함해 봉준호, 박찬욱, 나홍진 등 국내외 거장들 대거 참석해 영화제를 빛냈다. 또한, 이병헌, 손예진, 설경구 등 스타 배우들도 자신들의 영화를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올해 BIFF의 최대 화제작은 일본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국보'였다. 영화제 기간 연일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국보'는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베스트셀러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가부키 예술로 국보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서로를 뛰어넘어야만 했던 두 남자의 일생일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국내 정식 개봉은 11월 19일이다.
영화에는 요시자와 료, 요코하마 류세이, 와타나베 켄 등 일본을 대표하는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특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에서 활약했던 쿠로카와 소야까지 출연해 한국 영화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연출을 맡은 이상일 감독은 "BIFF는 25년 만의 방문이다. 영화에 도움을 주신 많은 분께 이 작품이 보답이 되길 바란다. 앞으로 더 많은 관객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엠마스톤이 주연으로 활약한 '부고니아' 역시 BIFF의 화제작 중 하나였다. 장준환 감독의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CJ ENM이 제작을 맡았다. 3회차 상영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부고니아' 역시 11월 국내에 개봉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해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정부 인사들도 BIFF를 방문했다. 특히 20일 부산 영화의전당을 찾아 공식 상영작인 '극장의 시간들'을 관람한 이 대통령은 영화 산업 지원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영화는 일종의 종합예술인데 여기에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도 상당히 많아 하나의 매우 큰 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한국 영화 제작 생태계가 매우 나빠지고 있다. 정부가 영화 산업을 근본에서부터 튼튼하게 성장하도록 충분히 지원하고 관심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BIFF는 30년 만에 경쟁 부문을 도입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다. 이지혜 영화평론가는 "BIFF는 원래 비경쟁 영화제였는데 올해부터 경쟁을 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세계영화제 판에 뛰어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변화는 칸국제영화제 등 메이저 영화제들과의 비교 속에서 부산의 존재감을 높이는 일종의 전략적 전환으로 보인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올해 영화제 분위기의 핵심은 부산이 아시아 영화의 허브에서 글로벌 영화제 무대의 경쟁자로 올라섰다는 선언으로도 보인다"라고 평했다.
한편 영화제 기간 일부 영화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너무 많은 관객이 극장으로 몰려 몇 차례 지연 상영이 이뤄지기도 했다. 정새별 영화평론가는 "티켓팅하면서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라는 문구를 이렇게 많이 본 적은 처음"이라며 "이러한 활기는 몹시 반가웠으나 이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한 영화제 운영 방식은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