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멧세라 인수 확정…디앤디파마텍, 기술수출 ‘잭팟’ 기대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미국 바이오기업 멧세라(Metsera)를 최대 73억 달러(약 10조 원)에 인수하면서 멧세라와 기술거래를 맺은 디앤디파마텍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비만약 시장이 차세대 치료제 개발에 돌입한 상황에서 블록버스터급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2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화이자는 멧세라 주식을 주당 47.5달러(약 6만6000원)에 매입하고 임상 진입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등 단계별 성과 달성에 따라 최대 22.5달러(약 3만1400원)를 추가 지급하는 조건을 포함해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MET-097i+MET-233i 병용요법의 임상 3상 진입 주당 5달러 △월 1회 투여 MET-097i 단독 요법의 FDA 승인 주당 7달러 △MET-097i+MET-233i 병용요법의 FDA 승인에 따라 10.5달러가 지급된다.

이번 인수로 화이자는 멧세라가 개발 중인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며 비만약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게 됐다. 특히 최근 화이자가 경구용(먹는) GLP-1 후보물질인 ‘다누클리프론’ 개발을 중단한 이후 외부 파이프라인 확보에 속도를 내왔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는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등 빅파마들이 주도하는 비만 시장에 경쟁력을 높여주는 계기가 됐다.

디앤디파마텍 입장에서는 계약 가치와 상업화 가능성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디앤디파마텍은 2023년 4월 멧세라와 경구용 비만치료제 기술수출 계약을 맺고 이듬해 3월에는 개발 품목을 확대해 총 6개 품목을 1조3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 가운데 MET-097o와 MET-224o는 주사제형 MET-097i의 경구 버전으로 개발 중이며 연내 임상 1상 진입이 예상된다.

실제로 화이자의 인수 추진 소식이 알려진 22일 디앤디파마텍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디앤디파마텍의 파이프라인 가치가 최소 7000억 원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화이자의 자금력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합하면서 디앤디파마텍의 경구용 GLP-1 후보물질 상업화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사제 중심인 기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환자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경구 제형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화이자의 멧세라 인수 과정에서 상당한 검증 절차가 이뤄졌다. 우리 기술 역시 빅파마의 검증을 통과한 셈이고 이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안에 경구용 제품의 임상 효능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번 인수가 우리의 경구용 오랄링크 펩타이드 기술의 기술적·임상적 안정성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단순히 경구용 GLP-1에 그치지 않고 다른 물질에도 확장 적용이 가능해 제3의 물질 개발로 이어질 잠재력도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