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한 이스라엘, ‘팔’ 일부 영토 합병 관측
변곡점 못 찾는 우크라 전쟁⋯제제 실효성 의문

각국 정상들이 참석해 세계 핵심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고 논의하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가 이번 주 개막한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 두 개의 전쟁과 더 심해진 진영논리 등으로 전 세계가 분열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93개 회원국 모두 대표단을 파견하는데 100명 이상의 국가 원수급 지도자와 정부 수반이 직접 나선다.
이미 고위급 회기가 열리기도 전에 중동은 물론 서방 주요국이 이스라엘과 맞선 팔레스타인을 하나의 주권국가로 인정하면서 유엔총회 본무대에서의 갈등을 예고했다. 영국과 캐나다, 호주, 포르투갈 등 4개국이 이날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했다. 특히 영국과 캐나다는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한 것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평화와 ‘두 국가 해법’에 대한 희망을 되살리기 위해 영국은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역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주도한 나라를 국가로 인정하는 것은 평화로운 공존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이다. 프랑스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대로 이스라엘은 거세게 반발 중이다. 팔레스타인 영토로 인정하는 일부 지역에 대해 상징적으로 ‘합병’을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일본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을 고려해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을 보류한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변곡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 군용기가 우크라이나를 넘어 발트해 연안까지 작전 범위를 확대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총회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제재 강화 발언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러시아를 겨냥한 유엔 차원의 별도 제재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먼저 러시아 자체가 제재를 결정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다. 나아가 러시아와 동맹 수준의 협력을 맺고 있는 중국과 인도 등이 제재에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결국, 러시아를 향한 성토는 이번 총회에서 실효성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유엔총회 연설에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직설적 화법으로 비판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행에 나섰다. 취임 직후인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를 방문한 지 석 달 만.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민주국가 복귀”를 강조하는 한편,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단계적 해법 등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