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자본감소 및 131억 주주배정 유증…최대주주도 참여

실적 악화가 누적된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업체 인베니아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본감소와 더불어 주주들을 대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선다. LI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지 약 4년 만의 조치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베니아는 최근 누적된 결손금 보전을 위해 보통주 4주를 1주로 병합하는 75% 비율의 자본감소를 결정했다. 감자 기준일은 11월 20일로 예정돼 있다.
회사는 감자를 안건으로 다룰 임시 주주총회를 11월 5일에 연다. 이날 임시 주총에서는 결손보전을 위한 자본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입 승인의 건도 다룬다. 이와 더불어 인베니아는 131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함께 결정했다. 기존 1주당 1.46856주의 신주가 발행될 예정으로 감자 후 발행 주식 580만 주를 웃도는 800만 주의 신주가 발행된다. 신주배정 기준일은 12월 2일이다. 회사는 조달 자금 중 91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40억 원은 채무상환에 쓸 계획이다.
인베니아는 2001년 평판 디스플레이 장비 개발 및 생산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과거 LIG그룹 창업주 일가인 구자준 전 LIG손해보험 회장의 개인회사였다. 2016년 ‘LIG인베니아’에서 인베니아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2022년 LIG 기업집단에서 계열 분리됐다. 현재 최대주주는 구 전 회장의 아들인 구동범·동진 형제로 각각 9% 지분을 갖고 있으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은 28.5%다.
회사 실적은 계열 분리 시점인 2022년부터 급격히 악화했다. 2021년 1343억 원이던 매출은 2022년 569억 원으로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93억 원 흑자에서 127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후로도 실적 하락세가 이어져 매출은 200억 원대로 더 낮아졌고 매년 10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53억 원으로 작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에 미래 수요까지 투자 수요를 가져오면서 이후 정상적으로 진행돼야 할 투자 수요가 상당히 주는 등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가 최근 3년간 상당히 어려웠다”며 “그 영향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으나 산업 전반적으로 조금씩 살아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인베니아의 누적된 적자는 재무 안정성까지 훼손시켰다. 누적된 손실로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자본총계가 줄면서 2022년 116.7%였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263.6%로 급증했고, 유동비율은 111.0%에서 76.8%로 감소했다. 이에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와 감자라는 두 가지 재무 개선책을 동시에 추진하게 됐다.
인베니아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하면 투자 볼륨이 큰 폭으로 회복되진 않겠지만 바닥을 지나 2028년까지 (장비)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주주배정 유증과 관련해선 정확한 수치를 당장 밝히기 어렵지만, 최대주주 역시 참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