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등 4개 혐의…증거인멸 우려 쟁점 될 듯

윤석열 정권과 통일교 유착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한학자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22일 오후 12시 53분 한 총재는 휠체어를 탄 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 원이 아닌 세뱃돈과 넥타이를 줬다고 진술했냐', '윤영호 씨는 샤넬백과 1억 원을 전달했다고 인정했는데 어떻게 보냐', '윤영호 씨의 개인 일탈이라고 보냐', '구속심사 때 건강 문제를 말할 예정이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8일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업무상 횡령 혐의로 한 총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윗선이자 교단 '최고 실세'로 지목된 정원주 전 비서실장도 구속 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특검에 따르면 한 총재는 2022년 1월 윤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교단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해 4~7월에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
특검은 한 총재가 자신의 뜻에 따라 국가가 운영돼야 한다는 '정교일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접근해 각종 현안을 청탁했다고 본다.
한 총재는 이달 8일, 11일, 15일 세 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17일 자진 출석해 9시간 반가량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한 총재가 권 의원의 구속 여부를 살피며 출석 일정을 조율했다고 판단, 조사 협조 의지가 낮다고 보고 있다.
이번 영장심사에서 특검은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제기할 방침이다. 반복된 출석 불응이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근거로 제시될 전망이다.
영장심사에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소속 검사 8명(팀장 포함)이 참석한다. 220쪽 분량의 프레젠테이션(PPT) 자료와 420쪽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 총재 측은 83세의 고령과 심장 질환을 이유로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청탁 및 금품 제공은 윤 전 본부장의 개인적 일탈이라는 주장을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심사는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진행되며,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