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 대응과 자연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열린 ‘2025 서울어스마라톤’이 2만여 명의 참가자와 함께 성황리에 치러졌다. 다만 현장에서는 짐 보관과 기록 관리 등 일부 운영 문제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여의도공원까지 이어진 이번 대회는 WWF(세계자연기금)와 (사)한국스포츠관광마케팅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시민 참가자 2만여 명과 배우 진서연·한예리·임세미, 전 마라톤 국가대표 권은주 감독 등이 함께했으며 하프코스와 10㎞ 두 종목으로 진행됐다. 참가비는 하프코스 7만 원, 10㎞ 코스 6만 원이었다.
대회는 친환경을 내세웠다. 참가자들은 일회용품 무단 투기 시 실격 처리됐고 기념 티셔츠와 배번표는 폐 페트병을 재활용해 제작됐다. 트로피에는 폐유리가 사용됐으며 보관 가방도 비닐이 아닌 리유저블 가방으로 지급됐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혼란이 이어졌다. 출발 전 짐 보관 과정에서 인력과 안내 부족으로 참가자들의 짐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짐을 맡기지 못한 채 출발 시각을 맞은 사례도 나왔다. 한 참가자는 “출발 라인에 택배차를 대놓아 짐을 다 맡기지도 못했는데 출발 시간이 다가오자 갑자기 ‘10km 짐 보관소로 가라’는 안내가 나왔다”며 “사전 공지와 달라 엄청난 혼란이 빚어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하프코스 짐 보관소에 트럭은 몇 대 있었지만, 인력이 없어 30분을 기다려도 짐을 싣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짐을 찾는 과정은 더 어려웠다. 트럭에서 쏟아져 나온 모두 같은 검은색의 리유저블 보관 가방 중 자신의 짐을 찾기 위해 참가자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일부는 짐을 찾는 데만 30분 이상 걸렸다.
배번표 문제도 발생했다. 환경을 고려해 코팅되지 않은 종이 재질로 제작된 배번표가 땀이나 음료에 젖어 찢기거나 달리다 떨어지면서 기록 조회가 되지 않는 사례가 속출했다. 한 참가자는 “배번이 젖어버려 완주 기록이 남지 않았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기록 오류 문제도 제기됐다. 일부 참가자는 완주 후 받은 기록증에서 실제보다 2분 빠르거나 늦은 시간이 찍혀 있었다. 참가자들은 “개별 기록계로 잰 것보다 2분이 늦다”, “내 능력으론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기록이 적혀 있다”며 운영 미숙을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