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원작자가 반박에 나섰다.
19일 박국재 작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신연의 묘사는 공식 문서에 기반해 제대로 고증한 것”이라며 역사 왜곡 논란에 해명했다.
앞서 최근 방송된 ‘폭군의 셰프’에서는 명나라 숙수와 조선의 숙수들이 요리 대결을 펼치는 장면이 그려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조선의 왕 연희군이 명나라 사신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경연을 지켜보는 장면이 나오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세종실록’을 언급하며 “왕은 왕좌에 앉고 사신은 동쪽 아래에 자리해야 한다”라며 해당 장면이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선왕조실록’을 언급하며 “사신은 왕 아래 앉는 게 맞다. 청나라 사신은 무릎을 꿇고 조서를 전달했다”라고 짚었다.
이에 박 작가는 1474년 간행된 국가 공식 예법서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등장하는 빈례(賓禮) 편 속 ‘조정의 사신을 연회하는 법[宴朝廷使儀]’을 근거로 제시하며 반박에 나섰다.
박 작가는 “연회는 사신이 머무는 태평관(太平館)에서 이루어지고, 사신의 자리는 동쪽 벽에 위치하게 되어있으며 어좌(御座 왕의 자리)는 서쪽 벽에 위치하게 되어있다”라며 “왕과 사신이 같은 높이에서 마주 보고 앉는 좌석배치다. 따지고 보면 사신의 자리가 오히려 상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교적 예법에 따르면 방향이 서열을 의미하는데, 동쪽이 서쪽에 비해 더 높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조정에서도 더 높은 좌의정이 동쪽에, 더 낮은 우의정이 서쪽에 위치합니다. 문반이 동쪽, 무반이 서쪽인 것도 그 때문”이라고 전했다.
박 작가는 “기록을 더 살펴보면 왕이 사신에게 먼저 읍(揖인사)하고, 사신이 답읍(答揖)하게 되어 있다”라며 “이유는 간단하다. 명나라 사신은 황제의 대리인이므로 조선 왕보다 의전상 서열이 높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건 국력이나 주권과는 아무 상관 없다. 당시의 외교적 관례 혹은 국제 행사에서 통하는 프로토콜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작가는 자신이 근거로 든 ‘국조오례의’에 대해 “작중 시기로부터 불과 30년 전에 편찬된 국가의 공식 예법서”라며 “당시에는 쓰인 그대로 행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사신연의 묘사는 공식 문서에 기반해 제대로 고증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폭군의 셰프’는 박국재 작가의 소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유명 셰프가 조선으로 타임슬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8월 시청률 4.9%로 시작한 ‘폭군의 셰프’는 방영 8화 만에 15.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