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청약통장 가입자 수의 감소세가 이어진 가운데 정부가 6·27 대출 규제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금액을 최대 6억 원으로 제한하면서 현금 여력이 없는 청년들이 청약 시장에서 더욱 소외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청약통장 전체 가입자 수는 2637만3000명을 기록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022년 7월 이후 감소세가 시작됐는데, 소폭 반등한 지난 3월을 제외하고 최근 3년간 감소가 이어져왔다.
구체적으로 2022년 6월 2859만9000명까지 증가했던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7월 2858만1000명으로 꺾인 뒤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올해 2월 2643만4000명까지 떨어졌다가 3월 2643만8000명으로 소폭 올랐으나, 4월 2641만9000명으로 다시 떨어진 뒤 7월 2636만6000명을 기록, 8월에는 다시 소폭 증가한 2637만3000명이 됐다.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이탈하는 이유로는 수도권의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가 상승하고 당첨 커트라인이 점점 높아지면서 청약통장에 대한 무용론이 확산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지난달 말 기준 가입자 수가 조금 늘었던 것은 정부의 공급 대책이 예고된 데 따른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수도권 분양 시장에서의 당첨 커트라인은 크게 높아지며 올해 첫 만점통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청약홈에 따르면 잠실르엘 전용 74㎡ 최고 당첨가점 84점, 최저 당첨가점은 74점을 기록했다. 70점은 청약자 본인을 포함해 5인가족 이상일 때 가능한 점수라 5인 가구 이상부터 당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잠실르엘은 6·27 대출 규제가 적용돼 잔금 대출이 6억 원으로 제한돼 실제 당첨될 경우 전용면적별로 최소 현금 6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 현금이 충분치 않은 청년층 등은 접근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 이유다.
이는 잠실르엘만의 사례가 아니다. 최근 서울 전역에서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청약 시장의 진입 문턱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최근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의 전용면적 기준 ㎡당 분양가는 2007만 원으로 처음으로 2000만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면적 가격을 이른바 '국민평형'인 84㎡로 환산하면 분양가는 16억8588만 원으로 17억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런 분위기 가운데 청약통장 가입자들 중에서도 2030 젊은 세대의 이탈이 두드러진다. 최근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30대 청약통장 해지 건수는 76만좌로 전년(65만좌) 대비 11만좌 늘었다. 20대 또한 지난해 기준 청약통장 해지 건수는 82만좌로 전년(51만좌) 대비 31만좌 늘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청년들 입장에서 박탈감이 더 심해진 건 사실”이라면서 “당첨 시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은 4인 가족 이상이거나 특별공급 자격이 돼야 하니까 청년 입장에선 어렵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포기하지 말고 청약통장을 유지하며 기다려야 한다”며 “지금은 워낙 투기과열지구에 분양이 밀집돼있다 보니 거기 몰리는 건데,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곳들 중에서도 괜찮은 단지들이 분양에 나서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것들을 포착할 수 있는 판단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