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에게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구속됐다.
박정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2시 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정치자금법 위반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 18일 오전 1시 52분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전날 오후 5시 38분께 심사를 마치고 나온 김 전 부장검사 측은 특검이 혐의를 특정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부장검사 변호인은 "특검팀이 청탁금지법상 직무 관련성이 포괄적으로 인정된다고 주장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했다는 것인지, 김 전 검사가 인사를 청탁했다는 것인지 특정이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팀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영장을 청구해 놓고 뇌물죄 양형 기준을 들며 중형 가능성을 언급했다"며 "구속을 통해서 뇌물죄를 수사하겠다는 건데 구속은 혐의가 소명된 상태에서 하는 것이지, 구속을 통해 다른 혐의를 소명하려는 것은 5공화국 시절 보안사의 수사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총선에서 김 여사의 지원을 받아 김영선 전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 의창구에 출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 여사는 김 전 의원에게 "김 검사는 조국 수사를 열심히 했다. 그가 창원 의창에 당선되도록 지원해 달라"는 취지의 연락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전 부장검사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고, 넉 달 만인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됐다.
특검팀은 7월 말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800298번' 그림을 발견했는데, 김 전 부장검사가 1억여 원을 주고 해당 그림을 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이 그림이 김 여사와 김 전 부장검사 간 공천 개입이나 국정원 법률특보 임명 과정에서 대가로 오간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그림은 김진우 씨의 부탁을 받아 대리 구매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소속 검사 4명이 참석했다. 특검팀은 재판부에 118쪽 분량의 프레젠테이션(PPT) 자료와 183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