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보증 충당금 확대 불가피
관세ㆍ환율 겹친 복합 리스크, 하반기 수익성 시험대

원·달러 환율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면서 현대자동차·기아의 수익성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미 한일 자동차 관세 역전으로 가격 경쟁이 불리해진 상황에서 환율 리스크까지 겹치며 하반기 수익성 방어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3분기 말 환율이 전분기 대비 3% 상승한 1390원대에서 마감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최소 15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 감소 요인을 맞게 될 전망이다. 환율은 2분기 말 1350원 수준에서 최근 1370원 후반대까지 상승했다. 올해 들어 16일까지 주간 종가 기준 평균 환율은 약 1393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환율 상승은 단기적으로 수출 단가와 해외 매출 확대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기말 환율이 높게 형성되면 결산 과정에서 해외 서비스 비용과 부품 단가 평가에 반영돼 판매보증 충당금 부담으로 이어진다.
판매보증 충당금은 자동차 판매 시 무상 보증·수리 서비스 비용을 미리 회계상 비용으로 반영하는 항목이다. 달러로 적립되는 경우가 많아 환율이 오르면 원화 기준 충당금 규모도 함께 증가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175조2311억 원의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판보증 충당금 증가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어 사상 최대 실적 경신에는 실패한 바 있다.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5% 변동하면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약 1370억 원 변동한다. 영업이익과 동일한 수치는 아니지만 환율이 손익에 미치는 민감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3분기에는 보증비용과 리콜 반영 구간이 겹치며 수익성 악화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과거처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자동차 수출 확대 효과도 이제 더는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에 수출되는 차량에는 25% 관세가 물리고 있고 이 마저도 일본산 자동차(15%)에 역전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밀린다. 일본산은 15%만 적용돼 가격 경쟁력이 밀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5.2% 줄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환율 급등은 단기적으로 매출 확대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결산 시점에는 치명적인 반대 효과를 낳는다”며 “관세와 환율 리스크가 동시에 불거진 만큼 현대차와 기아의 하반기 수익성 방어 전략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