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이 젖소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유전능력평가 체계를 구축해 젖소 개량 속도를 4년 이상 앞당기고, 낙농가의 생산비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젖소의 능력은 부모·선조의 혈통과 우유 생산 기록을 바탕으로 추정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송아지 시기에는 정확도가 평균 25%에 불과해 조기 선발이 어려웠다. 농촌진흥청은 이에 DNA 분석 결과를 반영한 유전체 유전능력평가 체계를 도입, 평가 정확도를 60%까지 끌어올렸다.
새 체계의 핵심은 송아지 단계에서 개체별 능력을 과학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같은 부모에서 태어난 젖소가 같은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으나, DNA 차이에 따라 개체별 우수성을 선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써 씨수소 선발 기간이 평균 5.5년에서 1.5년으로 4년 단축돼, 세대 간격을 줄이고 젖소 개량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낙농가 입장에서도 효과는 크다. 암송아지의 유전능력을 미리 평가해 능력이 떨어지는 개체를 조기에 판매하면 불필요한 사육비를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암소 한 마리가 우유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첫 우유를 생산하기까지 약 3년이 걸리며, 이 기간 사육비는 1768만 원, 우유 판매 수입은 1187만 원으로 약 581만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유전체 평가를 통해 조기 선발이 가능해지면 이러한 손실을 차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농진청은 이번 기술을 농가 서비스 체계로 확산하기 위해 농협경제지주 젖소개량사업소, 한국종축개량협회와 협력한다. 낙농가가 분석을 신청하면, 젖소개량사업소가 유전체 분석을 맡고 결과는 국립축산과학원이 유전능력으로 환산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김진형 축산과학원 부장은 “한우에 이어 젖소에서도 우수 종축을 조기에 선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국가대표 축산 연구기관으로서 씨수소 개량 체계 개선과 낙농 현장 활용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