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에 1만 가구 이상의 미분양 주택이 쌓인 가운데 지역별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서울과 인접해 '준서울'로 불리는 곳은 미분양이 거의 없지만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곽은 상당량이 쌓였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경기도의 미분양주택은 1만 513가구다. 올해 1월 1만5135가구로 정점을 찍고 줄었으나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많다.
경기도 미분양은 2023년 말 6000가구를 밑돌았는데 지난해 들어서면서부터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1월 6000가구를 넘었고 2월과 4월에는 각각 8000가구, 9000가구를 돌파했다. 7월에는 1만 가구대에 올라섰다. 8~10월 9000가구 중후반으로 잠시 줄어드는 듯했으나 11월부터는 계속 1만 가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도 전체로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역별 편차가 크다.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평택과 양주, 이천 등 외곽은 미분양이 급격히 늘면서 1000가구 이상이 쌓여있다. 2023년 말 미분양 주택이 430가구였던 평택은 올해 7월 3482가구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양주는 941가구에서 1642가구, 이천은 3가구에서 1190가구로 늘었다. 미분양 주택이 없던 가평은 361가구가 생겼고 여주도 0에서 448가구가 됐다.
반대로 서울과 인접한 광명과 과천, 구리 등은 미분양이 없거나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 광명의 미분양은 6가구에 불과하고 구리는 68가구다. 과천은 미분양 주택이 없다. 성남(55가구)과 고양(95가구), 안양(70가구), 시흥(32가구), 하남(2가구) 등도 미분양이 적은 편이다. 수원도 미분양 제로다.
이런 흐름은 최근 청약에서도 드러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보면 지난달 말 청약에 나선 과천 '디에이치 아델스타'는 159가구 모집에 8315명이 접수해 5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 서초 생활권을 공유할 수 있는 입지가 장점으로 평가된 곳이다.
하지만 양주 '지웰 엘리움 양주 덕계역'은 1319가구 모집에 156명만 청약해 0.1대 1 수준의 경쟁률에 머물렀고 모든 주택형이 미달됐다.
청약 성적표는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도 궤를 같이한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평택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8개월 연속 하락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매월 0.5~0.9% 안팎의 내림 폭을 나타내고 있다. 이천도 내림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양주는 등락을 반복하며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과천은 1년 이상 오름세고 광명은 올해 7~8월 급등세를 보여주고 있다.
한 분양 업계 관계자는 "미분양은 지역별 수요와 시장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고 수요자들은 미분양이 적은 지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서울과 인접한 지역은 거주 만족도와 가격 상승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