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창업 활성화 및 해외진출 위해 전국 6개·베트남 1개 센터 운영

우리금융그룹의 대표적인 ‘생산적 금융’ 프로그램인 '디노랩(Digital Innovation Lab)' 누적 투자액이 4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연간 투자액이 최대 11배로 늘어나는 등 최고경영자의 의지가 인공지능(AI)·핀테크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디노랩 누적 투자액은 8월 말 현재 394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출범 이후 연평균 100억~200억 원 수준에 머물던 투자액은 2023년 임 회장 취임 후 단숨에 813억 원으로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1127억 원을 집행하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고, 올해 들어 8월까지 875억 원을 투입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원받은 스타트업만 199개사에 달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정부의 신성장 기업 육성 의지에 발맞춰 AI 유니콘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올해 안에 누적 투자액이 40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노랩은 9년 전 우리은행 단독 프로그램으로 출발했다. 초기에는 스타트업 발굴과 액셀러레이팅을 중심으로 운영됐으나 5년 전부터는 그룹 공동사업으로 확대됐다.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세무·회계 컨설팅, 글로벌 진출 지원, 공동 마케팅 등을 다층적으로 지원한다. 특히 최근에는 계열사들과 함께 금융·정보통신기술(ICT) 협업 모델을 구축하며 오픈 이노베이션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역 창업 생태계 지원도 눈길을 끈다. 우리금융은 부산·경남·충북·전북에 디노랩 센터를 두고 지방자치단체, 창조경제혁신센터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 지역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는 수도권에 편중된 창업 지원의 한계를 보완하고 지역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스타트업의 해외진출도 적극 돕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센터'를 거점으로 스타트업의 신남방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협력해 '글로벌 데모데이'를 여는 등 정부와의 공조를 통해 해외 진출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은행을 비롯해 보험·카드·증권 계열사의 협업 성과도 두드러진다. AI 탐지기술을 활용해 산업안전 플랫폼을 개발하는 '린솔'은 동양생명과 손잡고 산재보험과 연계 가능한 산업안전 플랫폼을 구축하며 금융과 안전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소상공인에 세무 서비스를 제공하는 '택스비'는 규제 샌드박스 등 행정지원을 받은 데 이어 우리은행 기업금융부의 도움을 받아 고객군을 중소기업·프리랜서로 확대했다. 이러한 계열사와의 '오픈이노베이션' 협업 사례가 51건에 달한다.
우리금융의 이러한 행보는 대출 중심의 보수적 자금 운용을 탈피해 모험자본 투자를 확대하며 생산적 금융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착시키고 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단기적 성과에 그치지 않고 투자 기업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해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AI·핀테크에 집중된 지원 분야를 바이오, 친환경 에너지 등으로 다변화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민간 대표 스타트업 지원 플랫폼으로서 국가 핵심산업과 혁신기업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하고 글로벌 스타트업 강국 도약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