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0원 두부 한 달 만에 16만 개 판매
롯데마트 저가상품 매출 30% 증가
타 상품 구매 '연계매출' 효과도 톡톡
편의점업계도 PB 제품 강화 본격화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이 5000원대 이하 상품군을 확대하면서 초저가 PB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불황형 소비 문화가 확산하자, 저가 상품을 내세워 알뜰 쇼핑족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지난달 론칭한 자체 브랜드(PB) 오케이프라이스의 ‘맛있는 두부(400g)’가 출시 한 달 만에 16만 개 판매돼 단일 품목 기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맛있는 두부 제품의 가격은 개당 980원이다. 이어 콩나물이 13만2000여 개가 팔려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마트 관계자는 "두 제품 모두 유사한 품질의 브랜드 상품 보다 최대 50%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판매량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케이프라이스는 작년 7월 이마트와 에브리데이 합병 이후 처음 선보이는 통합 PB다. 전 제품을 5000원 이하(880~4980원)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 제품을 내놓은 것도 흥행 요인이다. 이처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었던 것은 통합 매입을 통해 원가를 낮췄기 때문이다. 일반 브랜드 상품보다 최대 70% 저렴하다. 이마트는 현재 180종 이상의 오케이프라이스 상품을 출시했으며, 하반기에는 250종으로 상품을 늘릴 계획이다.
롯데마트도 작년 6월부터 소용량·가성비 콘셉트의 델리 상품 ‘요리하다 월드뷔페’를 출시해 3990원, 4990원 균일가 판매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약 100여 종의 1000원 이하 초저가 PB 상품을 판매 중이다. 올해 해당 PB 상품의 8월 누적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편의점 업계도 초저가 상품을 내세워 손님 모시기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PB ‘리얼프라이스’의 상품을 지난해 약 10여 종에서 올해 약 40여 종으로 확대했다. GS25가 작년 1월에 론칭한 리얼프라이스는 우수 제조사와의 협업을 통해 가격을 일반 브랜드 상품 대비 20~30% 낮췄다. 가성비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며 론칭 약 1년 만에 5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8월 기준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약 6.9배 증가했다.
BGF리테일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기존 PB인 ‘헤이루’를 리뉴얼한 신규 PB ‘피빅’을 선보이며 초저가 라인업을 강화 중이다. 1000~2000원대 스낵 3종으로 시작한 피빅은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개를 돌파했다. 현재 PB상품은 스낵·안주류·냉장&냉동 즉석식·우유·커피 등 90여 종으로 확대 운영 중이다. 최근엔 시리얼바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에 주목, 피빅 신규 라인업으로 990원짜리 시리얼바를 출시했다. 일반 상품과 비교하면 반값 가격이다.
유통업체들이 초저가 PB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것은 고물가 상황 속 가성비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고객을 유입한 뒤 다른 상품까지 구매로 이어지는 연계 판매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초저가 PB 상품은 단순한 판매를 넘어 고객 유입과 다른 상품 구매로 이어지는 연계 매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특히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한 퀵커머스 배송과 연동하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