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VO 졸속 행정이 불씨...국제배구연맹(FIVB) 규정 위배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V리그 전초전 격인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컵대회)에서 중도 하차한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대캐피탈 측은 더 이상 대회를 이어갈 수 없어 빠지기로 했다. 이로써 이번 대회는 남은 6개 팀이 경쟁하는 '반쪽짜리 이벤트 대회'로 전락했다.
실제로 현대캐피탈에는 현재 경기 투입 가용인원이 8명 뿐이라 대회 출전을 강행할 경우 부상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의 불참 선언으로 이날 오후 예정된 삼성화재와의 경기도 무산됐다. 이에 한국배구연맹(KOVO)은 "현대캐피탈의 잔여 경기는 부전패 처리된다"며 "현대캐피탈의 대진이 포함되어있는 A조의 잔여 두 경기(15일 2경기, 17일 1경기)가 진행되지 않으며 나머지 남자부 경기는 이미 공지한 날짜와 시간에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이번 사태는 KOVO의 잘못된 행정처리에서 비롯됐다. KOVO가 컵대회 일정이 세계선수권대회와 겹치면 안 된다는 국제배구연맹(FIVB) 규정을 위배하면서 탈이 나기 시작했다.
여러 구단에서 이를 문제 제기 했지만, KOVO는 문제없다는 답변과 함께 대회 개막을 강행했다.
하지만 FIVB는 '세계선수권대회 기간 각국은 대회를 개최할 수 없다'는 규정을 들어 컵대회 자체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KOVO는 개막 첫날 펼쳐질 예정이었던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의 경기를 하루 미룬 뒤 FIVB에 재문의했지만, FIVB의 답변을 듣지 못하자 14일 새벽 전격적으로 남자부 대회 취소를 발표하면서 파행의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KOVO는 14일 오전 FIVB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면서 대회를 재개했다.
FIVB는 컵대회 개최 조건으로 'KOVO컵을 위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제한', '외국팀 및 외국인 선수 참가 불허', '예비 명단을 포함한 세계선수권대회 등록 선수의 출전 불허'를 제시했다.
KOVO는 초청팀 나콘라차시마를 대회에서 제외하는 결례 속에 컵대회를 강행했다.
현대캐피탈을 포함한 몇몇 구단은 예비 명단에 포함됐던 선수가 컵대회에서 제외되면서 선수 부족으로 전력을 꾸리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이에 KOVO는 세계선수권대회가 진행 중인 필리핀 현지로 관계자들을 급파해 FIVB 측을 설득했으나 실패했고, 14일 밤 V리그 각 구단에 상황을 설명했다.
KOVO는 "팬과 관계자분들께 혼란을 일으킨 점을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대회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