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S그룹 계열 지주사 INVENI(인베니·옛 예스코홀딩스)가 자기주식을 활용한 교환사채(EB)를 발행하고, 공모채 발행까지 이어가며 단숨에 약 1000억 원의 실탄을 확보한다. 자금 조달이 한 달 새 급물살을 타고 실행에 옮겨지면서, 투자형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인베니는 19일 2년물 200억 원, 3년물 300억 원 등 총 500억 원 규모 공모채 수요예측을 진행할 계획이다. 발행일은 29일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증액 발행도 가능하다. 신용등급은 ‘AA-, 안정적’이다. 인베니는 이달 초 약 468억 원 규모의 EB를 발행하고, 자사주 15만8000주를 장외 매각해 100억 원가량을 이미 확보한 바 있다.
이번 행보는 단순한 운영자금 확보를 넘어 투자형 지주사로 체질을 바꾸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인베니는 앞서 사명을 변경하며 ‘2030 1&1 비전(기업가치 1조 원·투자운용규모 1조 원)’을 선포한 바 있다. 투자형 지주회사로서 2030년까지 기업가치 1조 원, 투자운용규모 1조 원의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사실상 외부 조달을 통해 신사업 투자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다만 투자 비중 확대는 변동성 위험을 수반한다. 안정적 현금흐름을 내는 도시가스 사업과 달리, 투자 사업은 경기 사이클·시장 상황에 따라 성과가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인베니는 도시가스 자회사 예스코 지분을 100% 보유해 안정적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다. 예스코는 서울·경기 동부 일부에 걸쳐 약 145만 수요가를 확보한 독점 도시가스 사업자로, 전체 판매의 65% 이상이 가정용 수요에 기반을 둔다. 소매요금이 원가 보상 방식으로 책정되는 구조 덕분에 영업이익률 2% 내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 내외 마진을 유지하며 안정적 수익성을 확보해 왔다.
신용도 역시 예스코의 안정적 사업 지위와 현금 창출력에 크게 의존한다. 최근 3년 기준 연결 매출의 80% 이상, EBITDA의 70% 이상을 예스코가 차지한다. 예스코는 연간 약 450억 원 수준의 EBITDA를 꾸준히 창출하며, 설비투자 부담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영업현금을 바탕으로 부채 부담을 관리하고 있다. 부동산개발 등 비주력 자회사 정리와 비유동 계약부채 성격을 고려할 때 재무 안정성은 양호하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부동산 개발 자회사 한성피씨건설(현 한국오션플랫폼)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사업 구조를 도시가스 중심으로 재편했다. 이에 따라 배당 재원은 축소됐지만, 부동산 관련 잠재 리스크도 해소됐다. 여기에 투자 사업을 별도 축으로 키워가고 있다. 2022년부터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금융자산 투자 규모를 늘리며 투자 부문을 본격 사업화했는데, 글로벌 경기와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변동성이 큰 만큼 향후 수익성 관리가 관건으로 꼽힌다.
이번 자금 조달은 인베니가 단순한 사업회사를 넘어 투자형 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분기점이라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마련한 실탄이 어떤 투자처로 향하고, 실제 수익성 제고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에너지·가스 산업 규제 가능성, 금리 변동성 등 녹록지 않은 시장환경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