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참여 의향서 제출…3국 참여 조건 까다로워
내년 1분기 첫 대출집행…폴란드 가장 큰 몫

유럽연합(EU) 19개국이 총 1500억 유로(약 244조 원)어치 무기 공동 구매에 나선다. 한국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최근 EU 집행위원회에 '세이프'(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 참여를 희망한다는 공식 의향서(formal request)를 제출했다. 집행위는 한국의 의향서를 검토한 뒤 한국과 양자 협정 협상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세이프는 EU 역내 방위력 격차를 메우기 위해 최대 1500억 유로를 공동 조달에 빌려주는 신규 대출형 기금이다. EU 집행위가 채권을 발행해 장기·저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회원국은 공동구매 계획을 제출하면 우선순위 전력(탄약·미사일, 포병, 드론·대드론, 방공, 사이버·AI, C4ISTAR, 우주자산 등)을 신속히 확보할 수 있다. 역외 조달 왜곡을 막기 위해 EU·유럽자유무역연합체(EFTA)·우크라이나산 부품 비중을 최소 65%로 정한 것도 특징이다.

집행위는 9월 초 잠정 배분안을 의결했고, 회원국들은 11월 30일까지 투자계획을 확정 제출한다. 첫 대출은 2026년 초 집행이 유력하다.
세이프 예산 국가별 배분 금액 중 폴란드가 최대 몫을 받을 전망이다. 폴란드가 437억 3400만 유로(약 71조 원), 루마니아가 166억 8000만 유로(약 27조 원), 프랑스·헝가리가 각각 162억 1600만 유로(약 26조 원)를 지원 받는다.
제3국도 세이프 참여가 가능하다. 우크라이나와, EFTA 국가는 회원국과 동일 조건으로, 한국, 일본, 영국, 캐나다 등 EU와 안보·방위파트너십을 체결한 국가는 원칙적으로는 별도 합의를 통해 공동조달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제3국이 참여하려면 EU와 별도 협정을 맺어야 하고 유럽 내 생산 시설을 두고 재정 기여를 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한국 방산업체의 실질적 수혜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EU 우주·방위 집행위원은 9일 세이프 배분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그간 우리가 마련한 방위 (지원)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개방적인 제도"라면서 "영국, 캐나다의 공동구매 참여를 위한 협상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캐나다와 영국은 매우 큰 관심을 보였고 아마 한국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안다"고도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