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과 제언] ‘진짜 성장’ 전략이 진짜 성공하려면

장광수 송현경제연구소 거시경제본부 대표

현재 대한민국 경제는 ‘저성장 고착화’라는 심각한 난관에 직면해 있다. 과거 수출 호황에만 의존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제조업의 전통적 경쟁력은 약화되고, 내수 기반은 부동산·금융자산 쏠림 속에서 점점 취약해지고 있다. 생산가능인구는 빠르게 줄고 있다. 소비 위축, 투자 부족, 인구 감소라는 ‘삼중고’가 겹치면서 경제의 활력은 점점 잃어가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과 함께 내놓은 해법은 ‘진짜 성장 전략’이다. 단순한 양적 성장이나 단기적 경기 부양을 넘어, 국민 모두가 잘사는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비전이다. 구호 자체는 분명 매력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언제나 실행력이다. ‘진짜 성장’이 진짜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우선순위의 설정이다. 모든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포괄적 접근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탄소중립과 디지털 혁신처럼 미래의 생존을 좌우하는 과제에 집중하고, 이후 복지·지역균형 등으로 확장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각 성장 전략간 상충문제를 원만히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재원 조달 방식의 혁신이다. 단순한 증세나 적자재정 확대에 의존하기보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 녹색 채권, 사회적 투자 기금 같은 신재원 수단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도 지속가능 금융은 이미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한국도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셋째, 사회적 합의가 필수다. 진짜 성장 전략은 단순한 정권의 사업이 아니라 국민적 과제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노사정 대타협, 기업과 시민사회의 협력, 국회와 지방정부의 협치가 필요하다. 성장 전략을 둘러싼 사회적 대립을 최소화해야 한다.

넷째, 성과 평가의 투명성이다. 단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아니라 고용, 분배, 환경, 지역 격차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새로운 지표 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정책 효과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신뢰가 생기고, 정책의 연속성도 담보할 수 있다.

다섯째, 과도한 보상격차 축소이다. 한국의 직업 간 보상 격차는 시장 경쟁보다는 제도적 특혜와 과보호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 임금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보수 상한제를 도입해 과도한 격차를 억제해야 한다. 아울러 전문직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공기업 보수체계를 성과 연동형으로 전환해 독점적 지위에서 발생하는 불균형을 줄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민간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성과 공유 문화를 확산시켜, 사회 전반에 공정한 보상 구조를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진짜 성장 전략은 단순한 경제정책을 넘어, 한국 사회가 어떤 미래를 향해 나아갈지를 제시하는 국가적 비전이다. 그 성공은 정책 설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정부의 정직한 소통, 국민의 인내와 연대, 그리고 사회 각 주체의 협력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구호에만 머무는 성장은 결국 ‘가짜 성장’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과 사회적 합의 속에서 만들어지는 과정이라면, ‘진짜 성장’은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진짜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