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석 앞 계기판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자 관람객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 2025’ 삼성디스플레이 전시 부스. 세계 최대 모빌리티 박람회 한복판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선보인 ‘무빙 클러스터(Moving Cluster)’는 자동차 실내 공간의 개념을 단번에 바꿔놓는 듯했다.
10.25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계기판은 주행 중에는 운전자 앞에 자리 잡아 필수 정보를 제공하다가 정차 시에는 매끄럽게 대시보드 아래로 사라졌다.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화하면 필요할 때만 꺼내 쓰는 ‘숨은 계기판’이 자동차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34형 대화면 OLED는 운전자와 동승자 사이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 ‘CID to PID’ 디스플레이는 한 화면으로 영상을 통합해 보여주기도 운전자와 조수석 각각에 다른 콘텐츠를 띄우기도 한다. 관람객들은 스포츠 경기와 내비게이션 화면을 동시에 띄운 채 “이게 바로 차 안 영화관”이라며 감탄을 쏟아냈다.

센터페시아에는 ‘니은(L)’자 형태로 구부러진 14.4형 ‘플렉시블L’ 디스플레이가 자리했다. 공조, 차량 상태, 설정 등을 한눈에 조작할 수 있게 설계됐는데 곡면 OLED 특유의 매끈한 곡선은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효과까지 더했다.
뒷좌석 공간으로 이동하니 자동차는 완전히 또 다른 ‘개인 극장’이 됐다. 천장에 달린 30형 루프탑 OLED는 좌우에는 온도·시간·잔여거리 같은 주행 정보를 중앙에는 32:9 비율의 대화면 콘텐츠를 띄웠다. 한 관람객은 “비행기 퍼스트클래스보다 낫다”며 연신 스마트폰 카메라를 눌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전시에서 OLED의 차별화된 품질과 지능형 기능을 강조했다. 특히 동반석 디스플레이에는 운전석에서는 보이지 않게 화면을 차단하는 ‘플렉스 매직 픽셀(Flex Magic Pixel)’ 기술이 적용됐다. 동승자는 영화를 보지만 운전자는 시야를 방해받지 않는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 동승자석에서 디스플레이로 콘텐츠를 관람할 때 운전자의 시선이 빼앗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며 “향후 인공지능(AI)과 결합해 자율주행과 일반 주행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기능이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이 디스플레이 기술은 내년 출시될 삼성전자의 ‘갤럭시S26 울트라’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스 한쪽에는 중소형 OLED를 이어 붙여 하나의 대형 스크린처럼 구현한 ‘멀티 라미네이션’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다양한 크기의 패널이 레일 위에서 움직이며 자연스러운 화면을 구현하는 모습에 업계 관계자들도 발길을 멈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전시에서 차량용 OLED 브랜드 ‘DRIVE(드라이브)’를 첫 공개했다.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개인의 생활 공간’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디자인 차별화(Design Differentiation) △견고한 신뢰성(Robust Reliability) △지능형 안전 기술(Intelligent Safety) △고품격 화질(Visual Excellence) △확장형 디스플레이(Expanded & Extendable)를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