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청년층의 조기 이직으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자 부하 직원이 상사를 선택하는 이른바 '역지명' 인사 제도가 주목 받고 있다.
8일(현지시간) 아사히 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의 한 설계 회사에서는 설계부 직원들이 매년 자신들의 상사를 선정하기 위한 80페이지 상당의 매뉴얼이 있다고 소개했다. 여기에는 부하 직원이 관리자의 성격과 능력 그리고 강점과 약점을 상·중·하로 평가하는 내용이 수록돼 있다.
이 회사는 부서에 7명의 본부장급 관리자가 있으며, 약 15명 정도의 부하 직원이 매년 원하는 관리자를 선택할 수 있다. 한 관리자 아래 있었던 부하 직원은 다른 관리자를 선택해 다음 해에 선택한 관리자와 일한다는 원리다.
이러한 제도는 우수한 부하 직원이 상사와의 마찰로 사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도입돼 이어오고 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18년 11.3%였던 이직률을 2023년 0.9%로 감소시키는 성과를 가져왔다.
일본의 다른 회사에서도 창업 이래 '스스로 상사를 선택한다'는 방침으로 치프리더(CL)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인기 아이스크림을 제조하는 회사에서도 지난 15년 동안 부하 직원들이 매년 한 번 상사를 평가하고 있다. 평가 시트에는 의사 소통 능력, 지침의 명확성 등 15개 항목이 포함돼 있다. 작성된 평가지는 상사를 거치지 않고 제출되며, 사장과 경영을 담당하는 임원들만 읽는다.
기업의 인재 육성을 연구하고 있는 릿쿄 대학 경영학부의 나카하라 준 교수는 "부하 직원을 짓밟는 일부 관리자를 폭로하는 시스템으로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부작용이 있는 '과감한 약'"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