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일부 중국산 로봇청소기에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과 불법 카메라 접근 위험이 확인되면서 보안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지난 2일 발표한 주요 로봇청소기 6개의 보안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산 제품 3종은 사용자 인증 절차가 허술해 외부 해커가 집 내부를 촬영하거나 청소 로봇을 원격 조작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 안을 돌며 장애물을 피하고 동선을 확인하는 카메라 보안 기능이 특히 취약해 사생활 노출 우려가 제기됐다.
국내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보안성이 우수했다. 하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산 로보락은 국내 제품들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음에도 비밀번호 정책이나 역공학 방지 기법(제품이나 소프트웨어를 분석·복제·해킹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 설계 단계에서 적용하는 보안기술)에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번 결과는 보안 위협이 자동차와 같은 대형 이동체를 넘어 생활 속의 작은 기기까지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한 생활 편의 기기라도 사이버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보안 부재는 사생활 침해나 금전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그동안 우려해온 정보 유출, 사생활 침해 등과 같은 문제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에게 불안을 준다.
이 같은 위협을 막기 위해 각국은 더욱 강화된 보안 규제 법안을 내놓고 있다. 보안 규제에 적극적인 유럽연합(EU)은 자동차를 넘어 다양한 산업 분야로 규제를 확대하고 있다. EU는 지난해 말 시행한 사이버복원력법(Cyber Resilience Act, CRA)을 통해 디지털 기기와 소프트웨어가 기본적으로 사이버 보안 기능을 갖추도록 법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CRA는 자동차 보안을 넘어 농기계, 건설기계, 로보틱스, 드론 등 다양한 움직이는 디지털 기기를 주요 보호 대상으로 한다. 또한, 이러한 규제는 단순히 산업용 기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가정용 로봇, 스마트 가전 등 생활 밀착형 디지털 기기까지 포괄한다. 이처럼 규제가 산업과 생활 전반으로 확대됨에 따라 스마트홈 기기와 서비스 로봇의 보안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홈 기기와 서비스 로봇의 사용은 앞으로 더욱 확산할 전망인 가운데 보안이 취약한 제품이 시장에 유통될 경우 개인정보 유출에 이어 사이버 공격 확산 등 사회적 불안으로 번질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소비자 피해를 넘어 국가 사이버 안보와 경쟁력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보안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와 업계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출시되는 서비스 로봇을 비롯한 모든 디지털 기기는 반드시 보안 기능을 탑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소비자 보호와 데이터 안전을 강화하는 한편 기업들에는 제품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사이버 보안을 고려하는 보안 내재화(Security by Design)를 요구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보안의 필요성이 전 산업에 확산하면서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조사기관별 수치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사이버보안 시장 규모는 2024년 1,937억 달러에서 2025년 2,190억 달러로 늘어난 뒤, 2032년에는 5,62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예측 기간 연평균 14.4% 성장하는 셈이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사이버보안 전문기업 아우토크립트는 디지털 기기 전반으로 확산하는 안 수요와 시장 성장 흐름을 일찍이 주목했다. 미래차 보안 기업으로 잘 알려진 아우토크립트는 ‘모든 움직이는 것에 보안을 탑재한다’라는 비전과 목표를 내세우며 자동차를 넘어 다양한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유럽으로 농기계, 건설기계 등을 수출하는 국내 대기업들과 보안 협업을 진행하는 한편 로봇 분야에도 보안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아우토크립트는 자동차 보안에서 출발해 이제는 로봇과 IoT까지 포함한 전 영역 이동체 보안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나아가 자동차는 물론 드론, 물류 로봇, 서비스 로봇 등 움직이는 모든 기기가 안전하게 작동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로봇청소기 논란은 단순히 가정용 기기의 문제가 아니다. ‘움직이는 모든 것에 보안이 필요하다’라는 사실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자동차, 로봇, 드론, 심지어 생활 속의 스마트 가전까지,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순간 보안은 기본 조건이 된다. 이는 곧 소비자 안전과 국가 사이버 안보 그리고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