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도청 시도 작전’ 질문에 “아는 바 없고, 지금 처음 듣는다”

NYT, 2019년 김정은 도청 침투 작전 보도
트럼프, 최고결정권자였음에도 인지 사실 부인
김정은과 재회 노리는 트럼프엔 상당한 악재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 D.C./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청을 위해 특수부대를 침투시켰다는 보도와 관련해 자신은 해당 작전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ABC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진행한 행정명령 서명식 이후 기자들의 김정은 도청 작전 관련 질문에 “확인해볼 수는 있지만, 난 아무것도 모른다”며 “난 지금 처음 듣는 소식”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와 전·현직 군인들로부터 취재한 내용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인 2019년에 미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실이 김 위원장의 통신 도청을 위해 장치 설치 작전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작전에 투입된 팀은 네이비실 6팀으로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전과가 있는 등 최정예부대로 알려져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 팀은 북한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고위급 회담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정보를 사전에 확보하기 위해 도청장치 설치 임무를 진행했다. 하지만 침투 작전 중 예상치 못하게 북한 민간인들이 탄 선박과 마주했고, 작전 발각을 염려해 민간인들을 전부 사살한 후 작전을 완료하지 못한 채 철수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작전 진행 당시 최고결정권자였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작전에 대해 몰랐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이다.

그가 사실 여부를 알았느냐에 관계없이 추진 중인 김 위원장과의 재회에는 상당한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도로 인해 북한 측은 미국에 대한 불신이 깊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으로선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해온 북미 정상 간의 친분이 거짓이고 실제 속내는 달랐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이 작전과 관련해 북한 측이 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지만, 네이비실의 작전 실패 후 해당 지역에서 북한군 활동이 급증했다고도 보도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이미 해당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 경우엔 양 정상 간 재회에 이번 보도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