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 못다한 꿈, 과학자 후원으로 실현...신진과학자에 최대 25억 연구비 지원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창업자인 서성환 선대 회장은 ‘태평양만큼 큰 기업을 만들겠다’는 뜻을 담아 그룹의 모태인 태평양화학을 설립, 국내 화장품 산업을 이끌었다. 5일 창립 80주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그의 아들인 서경배 회장이 ‘아름다움과 건강으로 인류에 공헌하겠다’는 창업 정신을 계승해 K뷰티 선도와 함께 기초과학 토대를 닦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4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서경배 회장은 서경배과학재단을 통해 국내 기초 생명과학 발전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인류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창업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서 회장이 직접 챙기는 대표 사회공헌 활동이다.
서경배과학재단은 기초 생명과학 발전을 위해 2016년 9월 서 회장이 사재 3000억 원을 출연해 설립한 공익 재단이다. 크고 도전적인 연구를 시도하는 신진 과학자를 매해 공개 모집해 2~5명을 선발, 연간 최대 5억 원의 연구비를 5년간 지원한다.
재단의 신념은 ‘천외유천(天外有天·보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다)’으로 응용이 아닌 기초 과학 연구, 미답지를 개척하고 난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지원한다. 재단은 △연구자 지원 △SUHF 심포지엄 △오설록 컨퍼런스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재단은 신진 과학자 지원에 집중 투자하는데, 초기 연구 환경이 과학자 인생 전반의 성과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또, 신진 연구자에게 큰 연구비를 주는 경우는 거의 없어 집중해서 일할 시기에 연구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현재까지 재단이 지원한 신진 과학자는 31명, 올해 신규 선정자 포함 연구비 지원액은 총 860억 원에 달한다.
재단이 특히 생명과학에 집중 지원하는 이유는 기초와 응용을 포괄하는 분야이며 새로운 연구의 기대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서 회장 개인적으로도 생명과학에 관심이 커, 좋아해야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어 생명과학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회장이 과학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아톰’이다. 1970년대 동양방송(TBC)에서 방영하던 아톰을 보며 과학이 세상을 바꾸어가는 이야기에 매료된 서 회장은 아직도 아톰 피규어를 모으는 등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연구개발(R&D)에 강점이 있는 화장품 기업 경영에 전념하면서도 과학의 꿈을 놓지 못했고, 과학을 잘하는 사람들이 과학을 더 잘하는 데 뒷받침하는 역할을 자처했다.
서 회장은 재단 설립 전에도 기업 차원에서 생명다양성재단 후원, 분자세포생물학회 차세대연구자상 제정 등 과학계에 많은 관심을 쏟아왔다. 2016년 9월 서경배과학재단을 설립하며 자신의 이름을 걸고, 그 이름에 먹칠하는 일 없이 생명과학을 지속 지원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재단 활동을 살뜰히 챙기는 편으로 올해도 ‘SUHF 심포지엄 2025’를 직접 찾았다. 이 심포지엄은 재단이 후원하는 신진 과학자들이 연구한 성과를 공개 발표하는 일종의 졸업식이다.
서 회장은 “과학이야말로 미래를 여는 강력한 열쇠라고 믿으며, 특히 생명과학은 인류의 생명과 건강, 사회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지난 9년간 생명을 키우는 믿음으로 신진과학자를 지원해 온 서경배과학재단은 앞으로도 과학이 만들어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함께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