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휘영 문체부 장관 "이창동 감독 영화 넷플릭스행⋯안타까워"

입력 2025-09-0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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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휘영 장관, 취임 한 달 계기 출입기자 간담회 열어

극장에서 상영해야만 영화?⋯'영비법' 개정 시급해
K컬처 토양 넓히려면 '메이드 위드 코리아'로 가야

이창동 감독님이 신작을 만드는데, 정부 지원 금액 외에 나머지 돈을 구하지 못해 넷플릭스로 갔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 모두라운지에서 취임 한 달을 계기로 출입기자 간담회를 갖고 문체부 정책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문체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 모두라운지에서 취임 한 달을 계기로 출입기자 간담회를 갖고 문체부 정책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문체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모두예술극장에서 취임 한 달을 맞아 출입 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영화 산업 위기를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최 장관은 "취임 후 제일 먼저 만나 이야기를 들은 분야가 영화였다. 평소에 영화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사실은 심각함을 넘어 처참했다"라며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에 극장을 찾은 관객수는 2억3000만 명에 육박했다. 이 해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개봉해 아카데미상과 칸영화제 최고상을 거머쥐며 한국영화산업이 정점에 달했다.

이후 코로나19로 산업이 급격히 위축하면서 올해 극장을 방문한 관객수가 1억 명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의 영화가 20편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영화 산업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대해 최 장관은 "투자가 멈추고, 돈이 말랐다. 영화 쪽에 돈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라며 "이 정도의 제작 편수라면 영화 업계에서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여러 직업군이 상시로 일할 수 있는 기본 물량이 안 된다는 것이다. 즉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날 최 장관은 영화 산업 위기와 관련해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을 예로 들었다. 애초에 이창동 감독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지원 사업' 다군(제작비 60억 원 이상 80억 원 미만) 지원작으로 뽑혔지만, 이를 자진 취하하고 넷플릭스를 택했다. 넷플릭스로 가면 더 좋은 조건으로 영화를 찍을 수 있고, 극장 개봉이 실패할 때 뒤따를 수 있는 위험 부담까지 감소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최 장관은 "넷플릭스도 좋은 채널이지만, 지원과 투자를 제대로 받지 못해서 결국은 해외 OTT로 가야 하는 상황을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했다"라며 이를 타개할 방안으로 먼저 영비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을 꼽았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 모두라운지에서 취임 한 달을 계기로 출입기자 간담회를 갖고 문체부 정책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문체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 모두라운지에서 취임 한 달을 계기로 출입기자 간담회를 갖고 문체부 정책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문체부)

현행 영비법에 따르면, 영화는 극장 상영을 목적으로 하는 것에 한정돼 있다. 다시 말해 OTT를 통해 공개되는 영상물들은 영화로 분류되지 않아 OTT 사업자들은 영화발전기금(영발기금)의 재원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

최 장관은 "OTT에서 상영하는 영화가 법적으로 영화가 아니라는 건 우리 상식과 너무 다르다. 이걸 극복하려면 법과 제도부터 빨리 고쳐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영비법 개정에 따라) 당연히 조직 변화도 있을 것"이라며 "문체부에 워낙 산하 기관이 많아 중첩되는 일들이 비효율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작업 중"이라고 전했다.

또 최 장관은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를 고집하지 말고, 메이드 위드 코리아(Made with Korea)를 강조하며 한국 콘텐츠의 토양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인들이 한국에서 직접 생산한 콘텐츠뿐만 아니라 해외 프로젝트에 한국인들이 협력해 만들어진 콘텐츠도 넓게 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 사례가 바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다. '케데헌'은 한국을 배경으로 한 K팝을 소재의 해외 콘텐츠다. 한국계 캐나다인인 매기 강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히트곡인 'Golden' 작업에 한국계 미국인인 김은재 씨 등이 참여했다. 엄밀히 말하면 국내 콘텐츠가 아닌 것이다.

최 장관은 "결과물로서의 문화 산업도 중요하지만, 제작 과정에 있어서 우리가 기여하고 있는 영역도 있다"라며 "그게 우리의 문화적인 기반을 튼튼하게 하고, 일자리를 주고, 새로운 경험과 시도를 할 수 있게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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