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수출 8월 중 최대...대중국ㆍ미국 수출은 부진
미국의 관세 정책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지난달 수출이 1.3% 증가하며 석 달 연속 플러스 성장을 달성했다.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자동차도 8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하며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선박 수출 호조도 수출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84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3% 늘었다. 이는 역대 8월 중 최대 수출 실적이다.
작년 같은 달보다 조업일수가 하루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증가했고,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5.8% 늘어 증가세가 더욱 뚜렷했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 3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하며 전체 호조세를 견인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151억 달러로 작년보다 27.1% 급증하며 사상 최대 수출액 기록을 두 달 만에 경신했다.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모바일용 반도체 등의 견조한 수요와 양호한 메모리 가격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자동차 수출은 55억 달러로 8.6%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8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순수전기차(68.5%)와 하이브리드차(13.3%) 등 친환경차 수출이 모두 호조를 보인 결과다.
선박 수출은 과거 높은 가격으로 수주했던 물량의 인도가 이어지면서 11.8% 증가한 31억4000만 달러를 기록해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석유제품(-4.7%)과 석유화학(-18.7%)은 유가 하락과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
주요 지역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최대 교역국인 대(對)중국 수출(110억1000만 달러)은 반도체 선전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2.9% 감소했다.
주요 지역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최대 교역국인 대(對)중국 수출(110억1000만 달러)은 반도체 선전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2.9% 줄어 감소세를 지속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국 수출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반도체 공장에 부여했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를 철회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원칙적으로 중국 사업장으로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를 들여오기 위해 건별로 미국 상무부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럴 경우 우리 기업들의 관련 소재, 장비 등의 대중국 수출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서가람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만약 개별 허가가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큰 차이는 없겠지만 허가가 지연이 되거나 원활치 못할 경우에는 우리 중국에 있는 공장, 장비 도입에 조금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 측에서 한국 기업의 생산에는 지장을 주지 않겠다는 의견을 보내왔고, 남은 120일 동안의 유예 기간이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생산 차질이 없도록 행정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는 등을 미국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미국 수출(87억4000만 달러)도 미국 정부의 고관세 정책에 따른 자동차, 철강 등의 부진으로 12.0% 줄었다.
반면 대아세안 수출은 반도체와 선박 수출 호조에 힘입어 11.9% 증가한 108억9000만 달러로, 8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찍었다.
지난달 수입액은 518억9000만 달러로 작년보다 4.0% 줄었다. 특히 에너지 수입이 12.2%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지난달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65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7개월 연속 흑자세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미국의 관세정책 등 대외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확고한 경쟁력과 수출에 대한 집념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관세 조치로 인한 중소·중견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한 지원대책을 이달 초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