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망치도 웃돌았지만 시간외 주가 3%↓
中 불확실성·기대 못 미친 데이터센터 매출 원인
중국, AI 칩 생산량 3배 확대 추진

엔비디아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냈지만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일각에서는 중국 불확실성 등으로 2년간 이어진 고속 성장 신화에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026 회계연도 2분기(올해 5~7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 급증한 467억4300만 달러(약 65조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59% 늘어난 264억22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전망을 웃돌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새로 썼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진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 메타, 오픈AI 등 주요 기술기업들이 어느 때보다 강력한 AI 모델 훈련을 진행하면서 엔비디아 반도체를 대거 사들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첨단 AI용 그래픽처리반도체(GPU)인 ‘블렉웰’ 매출이 전분기보다 17% 늘어나 남다른 수요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별 매출액은 데이터센터 부문이 411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413억 달러를 약간 밑돌았다. 반면 과거 주력이었던 게임 관련은 42억9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 38억 달러를 웃돌았다. 자동차용은 5억8600만 달러로 월가 전망치에 조금 미치지 못했다.
3분기 매출 전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한 540억 달러 전후로 예상했다. 월가 전망치는 531억4000만 달러였다. 해당 전망에는 중국용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포함돼 있지 않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정학적 문제가 해소되면 H20 칩의 중국 판매수익으로 3분기에 20억~50억 달러를 계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0.09% 내린 채 마감했다. 그러나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약 3% 하락했고 한때는 낙폭이 5%까지 커지기도 했다. 이익 확정 매도가 확산한 데다가 미국 규제 영향을 받는 중국시장 불확실성이 부각됐다.
2년간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둔화 조짐을 보인다는 분석도 나왔다. 매출 증가율이 AI 열풍이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그친데다가 핵심 사업인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2분기 연속 예상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월가의 예상 평균과 비슷했지만 일부 애널리스트가 예측한 600억 달러를 밑돌았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의 신중한 전망에 AI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지속 불가능한 속도라는 우려가 더욱 커졌다”며 “중국 사업 불확실성도 해당 기업의 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다”고 짚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테크놀로지와 SMIC 등 중국 업체들이 정부의 엔비디아 의존도 줄이기 노력에 부응해 내년까지 AI 칩 생산량을 3배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이크 비한 다이렉션 자본시장총괄은 마켓워치에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엔비디아 AI 성장 스토리에 있어 첫 번째 균열”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차기 실제 시험대는 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회사들이 지출을 늦추기 시작했는지 여부”라며 “3·4분기는 그 측면에서 훨씬 더 명확한 수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