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의료진 10명 중 8명 이상은 인공지능(AI)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전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환자들의 AI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아,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인식 격차 완화가 과제로 남았다.
27일 필립스코리아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미래건강지수 2025 한국보고서’의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미래건강지수 보고서는 필립스가 헬스케어 시스템과 혁신 기술을 조망하고자 2016년부터 발간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이번 보고서는 헬스케어 AI에 대한 환자와 의료진 간 신뢰 격차를 조명했다. 한국을 포함해 16개국에서 의료전문가 1926명, 환자 1만61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한국에서는 의료전문가 100명, 환자 1000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한국 응답자 가운데 ‘AI가 환자 치료 결과를 개선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의료전문가 86%, 환자 60%로 집계됐다. 환자들은 AI를 도입하면 의사와 대면할 시간이 더욱 짧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파악됐다. 환자들의 평균 진료 시간은 7분이며, 5분 미만으로 진료받은 환자도 3분의 2에 달했다.
AI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부각하면 환자들의 기술 수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환자들은 AI로 인해 실수가 덜 발생하고(50%), AI가 의료비를 더 저렴하게 만들어 준다면(43%) AI에 대한 신뢰도가 강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실질적으로 AI가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40%)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AI 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료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일부 우려는 존재했다. 응답자의 74%가 AI 오류 발생 시 법적 책임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의료 AI가 자신의 필요를 반영해 설계됐다고 평가하는 비율은 46%에 불과했다. 의료전문가들은 AI 활용법 및 제한 사항에 대한 명확한 지침(39%)과 AI 활용 관련 법적 책임에 대한 명확한 규정(36%)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AI는 병원 내 행정업무를 효율화하고, 환자들의 대기시간을 단축할 해법으로 꼽힌다.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완화해, 진료와 간호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도 높다. 국내외 병원들은 감염관리와 영상 판독 등 분야에서 의료 AI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지만,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이해를 제고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김은경 용인세브란스병원 원장(영상의학과 교수)은 “디지털 병리 시스템과 AI 솔루션이 도입되면서 과거에는 1개월 이상 걸렸던 판독을 현재는 해외 의료진과 온라인 소통을 하면서 실시간으로 진행하고 있다”라며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활용해 환자 사망률이 감소하는 효과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생성형 AI를 활용한 의무기록 자동화로 의료진이 의무기록 작성에 투입한 업무 시간이 85% 이상 절약됐다”라고 덧붙였다.
최낙훈 필립스코리아 대표는 “의료 AI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일은 혁신을 앞당기고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라며 “필립스는 국내 의료 현장에서 AI가 책임감 있고 포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을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필립스는 영상의학, 환자 모니터링, 데이터 관리 등 주요 분야에서 AI 기반 예측적 분석 솔루션을 제공해 의료진의 판단을 돕는 솔루션을 지원하고 있다. 병원 워크플로우 최적화, 환자 맞춤형 치료 계획 수립, 장비 운영 효율성 향상으로 의료 현장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하는 것이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