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쿡 이사는 법적 공방 나설 듯
“통화정책 개입 움직임 강화”
중앙은행 독립성 최대 시험대

25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쿡 이사에게 보낸 해임 통보 서한을 공개했다. 총 2장으로 구성된 서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과 함께 “미국 헌법 제1조 및 1913년 연준법에 따라 연준 이사로서의 직위를 즉시 해임한다”는 내용이 적혔다.
그는 해고의 이유로 최근 제기된 모기지 사기 혐의를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은 정책 결정과 연준 감독을 맡은 인사의 정직성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금융과 관련한 귀하의 기만적이며 잠재적으로 범죄적일 수 있는 행위를 고려할 때, 국민과 나는 당신의 정직성을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쿡 이사에 대한 의혹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빌 풀트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 국장이 제기했다. 2021년 멀리 떨어진 두 곳의 주택을 구매할 때 적어도 한 채는 ‘투자 용도’라고 기재해야 하는데 모두 ‘거주용’으로 적어서 대출 우대를 받은 것이 부정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가 한 건 이상의 모기지 계약서에 허위 진술을 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최소한 해당 행위는 금융 거래에서 심각한 소홀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금융 규제 기관으로서의 역량과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쿡 이사를 해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미국 대통령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연준 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 법률에서 규정하는 정당한 사유란 일반적으로 △직무 수행 능력 부족 △직무 유기 △재임 중 부정행위 등 세 가지 경우를 포함한다.
쿡 이사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법적 해임 사유가 없는데도 해임했고 연준 인사를 해임할 권한도 없다”며 “나는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그는 해임 명령 중단을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는 등 법적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에드워드 밀스 레이먼드제임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해임에 대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있어 전례 없는 순간”이라며 “백악관이 통화정책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은 연준 독립성에 대한 이번 공격을 부정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크고 미래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쿡 이사를 해임하는 데 최종적으로 성공한다면 그는 후임자 지명을 통해 향후 수년간 연준 이사회를 재편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연준 이사 7명 중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다. 여기에 올해 초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의 후임으로 내정된 스티븐 미런과 쿡 이사의 후임까지 상원에서 인준될 경우 연준 이사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임명자는 4대 3으로 다수를 차지하게 된다.
한편 해당 소식이 전해진 뒤 금융시장에서 블룸버그 달러지수와 S&P500 선물은 하락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소폭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