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어느덧 우리 삶 속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몇 년 전까지 ‘신기한 것’에 그쳤던 AI는 이제 국가와 기업 미래를 결정짓는 ‘없어선 안 될 것’이 됐다.
AI가 현대 사회 모든 분야에 화두로 떠오른 것은 ‘효율성’ 때문이다. 인간 못잖은, 그리고 머잖아 인간을 뛰어넘는 지능을 갖춘 AI는 분석력과 문제 해결능력을 갖췄다. 인간은 AI를 도구 삼아 노동 생산성의 폭발적인 향상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사기업보다 정부나 지자체 등 공공영역의 AI 활용이 민간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기업은 이윤 확대를 목적으로 AI 사용에 나서면서 공익보다 사익을 우선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공공영역의 AI 활용은 온전히 공적 이익 창출을 목적으로 쓰이는 만큼 시민 삶에 즉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챗 GPT의 설계자인 샘 올트만은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든 사람이 AI 기술을 통제하고 그 이득을 공유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비영리 부문의 AI 확산 중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이다.
이런 시대 흐름 속에서 서울시의 AI 관련 행정 ‘속도전’은 눈여겨볼 만하다. 시는 올해 2월 ‘AI 서울 2025’에서 관련 산업 육성 7대 핵심 전략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모든 산업을 AI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정책 기조를 발표하고 ‘글로벌 AI 3대 강국의 중심, 서울’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후 서울시는 AI 전환 시간표도 속속 내놨다. 하반기에는 행정 전용 생성형 인공지능 시스템 도입을 선언했다. 시에 따르면 내부망에 자체 초거대 언어모델(LLM)을 도입해 시범 운영을 추진한다. 내년부터는 내부 행정 시스템과 연계한 문서 자동화와 의사결정 지원 기능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꾀하는 셈이다.
또 ‘AI 서울’을 알리는 국제 행사도 계획돼 있다. 제2회 스마트라이프위크(SLW 2025)를 9월 코엑스에서 개최해 300개 기업, 6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끌어모을 계획이다. 이렇듯 서울시는 거대한 AI 전환의 물결 속에서 AI 활용 가능성을 먼저 확인하고 적용할 능력을 갖춘 집단이다.
앞으로 서울시는 AI 기술을 단순히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시민의 삶을 어떻게 더 풍요롭게 만들 것인가’라는 비전 아래 정책을 설계하고 주도해야 한다. 더 크게 보면 수도 서울의 AI 도입 모델은 국내 주요 지자체의 공공·행정 분야 AI 도입의 표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정교한 ‘서울형’ AI 기술 도입 필요성을 높인다. 서울시가 ‘AI 기술을 통해 어떤 가치를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철학을 보여줄 때가 다가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