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26일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조선업을 먼저 언급한 쪽은 미국이었다”며 “미국은 조선업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단기간 내 자국 내 조선소 건설이나 성과 창출이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방향성이 공개되지 않은 점은 단기 이벤트 기대감에는 아쉬움으로 작용했지만 시장에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분석이다. 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 의사를 밝힌 만큼 조선업 관련 구체 논의가 뒤로 미뤄졌을 뿐 ‘없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대형사들의 행보가 구체화되고 있다. HD현대는 현지시간 25일 한국산업은행, 미국계 사모펀드(PEF) 서버러스 프론티어와 협력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서버러스는 HD현대가 임차해 운영 중인 필리핀 수빅조선소 자금을 보유한 곳으로 미국 조선업 투자 시 대출·보증을 담당할 국책은행이 함께 참여한 점이 주목된다. 한화오션도 미국 현지 필리조선소에 7000만달러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엄 연구원은 “정상회담에서 즉각적인 대형 수주나 투자 발표는 없었지만 미국 조선업 재건이 단기간 내 어려운 만큼 한국 조선업체들의 전략적 역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단기 이벤트 매매보다는 중장기 보유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