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세 경영을 본격화한 동화약품이 성장을 위한 중요한 길목에 섰다. 사상 첫 연매출 5000억 원 돌파가 가시화 된 가운데 윤인호 리더십이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강화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동화약품은 올해 연매출 5000억 원대 입성이 유력하다. 기대치를 충족한다면 1897년 창립 후 128년 만에 거두는 결실이자 올해 3월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윤인호 사장의 첫 번째 성과다.
상반기 매출은 연결기준 2507억 원을 달성해 25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7.1% 증가한 규모다. 2018년 처음으로 연매출 3000억 원을 돌파한 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649억 원으로, 2023년 대비 1000억 원 이상 몸집을 불렸다. 베트남의 약국체인 운영 기업 중선파마(TRUNG SON Pharma)를 인수를 통해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남인 윤 대표는 2013년 동화약품에 입사해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일반의약품 총괄사업부 등 주요 부서에서 경험을 쌓았다. 동화약품 최고운영책임자(COO), 디더블유피홀딩스 대표를 거쳐 입사 12년 만에 대표이사에 올라섰다.
특히 지난달 서울 중구 순화동에 준공한 신사옥 입주를 완료하면서 더욱 뜻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신사옥은 지하 5층·지상 16층 규모로, 1897년 순화동 5번지 한옥에서 ‘동화약방’으로 시작한 회사의 맥을 계승했다. 윤 대표는 9월 25일 창립기념일 행사에서 임직원들에게 경영 비전을 담은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4세 경영을 본격화면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나가고 있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수익성 회복은 윤 대표가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 중 하나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29억 원에 그쳐 전년동기(112억 원) 대비 74.1% 감소했다. 외형 성장을 이끈 중선파마의 손실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중선파마 인수 후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 당시 140여 개에서 현재 240여 개로 늘렸다. 또한, 물류관리 등 시스템 정비를 위한 투자도 단행했다.
10년 전 동화약품과 비슷한 체급이던 동국제약의 경우 상반기에만 45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화장품과 같은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거둔 실적이다.
동화약품 역시 사업다각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비록 불발됐지만 미용 의료기기 기업 하이로닉 인수를 추진하고, 삼다수 유통권 입찰에 뛰어들었던 사례는 모두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한 시도였다.
간판 제품 ‘후시딘’을 활용한 화장품 브랜드 ‘후시다인’ 사업도 의욕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홈쇼핑 대신 올리브영 전국 매장에 입점하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하는 등 젊은 소비층 공략에 나섰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수익성 약화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 전략의 성장통”이라며 “꾸준히 제약 외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