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디커플링을 보였던 원·달러 환율과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흐름이 비둘기(통화완화) 파월을 계기로 동조화할지 주목된다.
25일 서울외환시장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과 한국 5년물 CDS프리미엄 방향성이 7월부터 2개월째 다른 모습이다.
한국 5년물 CDS프리미엄은 22일 기준 19.59bp(1bp=0.01%포인트)를 기록해 2021년 11월25일(19.21bp) 이후 3년9개월만에 처음으로 20bp를 밑돌았다. 18일에는 3년11개월만에 처음으로 일본 CDS프리미엄보다 낮아졌으며, 22일에는 그 격차를 0.72bp까지 벌려 5년4개월만에 최대 역전폭을 기록했다.
CDS 프리미엄이란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에서 부도가 발생할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금융파생상품이다. 대표적인 부도위험 지표로, 이 수치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지불해야할 보험금이 적다는 뜻이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22일 한때 1400.5원까지 치솟았다(오후 3시30분까지 장중 기준). 이는 1일(1401.7원, 장중기록) 이후 처음으로 1400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CDS는 대외신인도와 이에 따른 수급이, 환율은 달러 실수요라는 수급이 각각 영향을 미치고 있다. CDS와 환율 관계를 과거 경상수지와 환율 관계처럼 절대적인 지표로 삼을수 없다”고 전했다. 위재현 NH선물 애널리스트도 “CDS와 환율간 연동이 강할 때는 상승할 때”라며 “하락할 때는 (CDS 하락으로) 위험자체가 없다는 평가하에 다른 요인들로 환율이 많이 변동한다”고 밝혔다.
지난주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정책기조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은 환호했고, 역외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9.1원이나 내렸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결과에 CDS 프리미엄과 원·달러 환율이 동반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CDS 프리미엄의 경우 절대 레벨이 낮아졌다는 점, 원·달러 환율은 달러 수요가 많다는 점에서 추가 낙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국제금융센터의 한 관계자는 “CDS 프리미엄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와 있다. 더 하락하기보다는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로 예상한다”면서도 “직전 최저 수준이었던 2021년도 17bp 수준까지는 떨어질 수 있겠다”고 봤다. 그는 또 “인플레 우려가 되살아나 연준과 한국은행 금리인하 가능성이 후퇴한다면 반등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위재현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 하단을 3분기 1340원, 4분기 1320원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연초 원·달러 환율 하락을 이끌었던 국민연금 등 환헤지 수요는 최근 종료된 듯한 반면, 해외투자와 수입업체 결제 수요는 강해 환율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단이 1350원으로 높아질 수 있겠다”고 예상했다.
민경원 선임연구원도 “환율은 연준의 올 두 차례 금리인하를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 수입업체 결제와 증권사 해외주식투자 등 원·달러 하단을 막는 수요가 많다. 잭슨홀 결과가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 하락재료이긴 하나 1350원을 밑돌긴 어렵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55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전일 오후 3시30분 종가 대비) 5.3원(0.38%) 떨어진 1387.9원에 거래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