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48일 만에 시총 5위 탈환하기도
기아 시총 10위권 복귀

코스피가 한 달간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현대차와 기아는 뚜렷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두 회사 모두 주가가 상승했고 시가총액 순위도 빠르게 회복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7월 22일~8월 22일) 코스피 지수는 3169.94에서 3168.73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차 주가는 20만6500원에서 22만 원으로 6%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다. 기아도 9만7800원에서 10만4800원으로 7% 뛰었다.
이 같은 강세에 힘입어 지난달 21일 시총 8위까지 밀렸던 현대차는 이달 19일 시총 5위까지 올라섰다. 현대차가 시총 5위를 탈환한 것은 지난달 2일 이후 48일 만이다. 다만 22일 기준으로 현대차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밀려 6위로 한 단계 순위가 떨어졌다. 기아 역시 18일까지 시총 11위에 머물렀지만 불과 이틀 만에 KB금융과 HD현대중공업을 제치고 8위로 올라서며 10위권 복귀에 성공했다.
외국인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은 현대차 주식을 약 2177억 원, 기아 주식을 약 2148억 원 순매수했다. 시총 5위를 두고 현대차와 경쟁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같은 기간 외국인이 637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현대차·기아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31일 타결된 한·미 상호관세 협상은 투자심리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기아는 단기적 비용 부담이 늘었지만, 25% 관세 부과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향후 가격 전략과 사업 계획에 숨통이 트였다.
상상인증권은 이번 협상과 환율 흐름이 현대차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고 분석했다. 유민기·최예찬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15% 관세율이 7월 말 최종 확정되면서 내년 이후 관세 부담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며 “원·달러 대비 엔·달러 환율 강세폭이 더 크게 나타날 경우 일본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 현대차가 경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현대차 미국 판매 차종의 평균가격(MSRP)은 3만7500달러 수준으로 본선인도조건(FOB) 가격 기준 관세 부과 시 실질 부담이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 업체들은 엔화 강세에 따른 환손실 부담이 커지고 있다. 도요타의 경우 2분기에만 환손실이 1650억 엔 발생했으며 2026년 회계연도 가이던스에서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 규모를 7500억 엔으로 제시했다.
상상인증권은 “미·일 금리차 축소로 달러·엔 환율이 7월 대비 6.8% 절상될 것으로 보인다”며 “엔화 강세가 일본 업체 이익을 압박하는 반면, 원화는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현대차에는 우호적 환경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