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재일 동포에 '간첩 조작 사건' 사과…"투표에 참여해 달라" 당부도 (종합)

입력 2025-08-2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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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을 방문해 과거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재일동포의 헌신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또 재외국민으로서 투표에 참여해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으며, 한일 양국이 새로운 미래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본 도쿄에 위치한 호텔에서 재일동포 간담회를 갖고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로 고통을 겪은 국가 폭력의 희생자와 가족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재일동포 간첩 조작 사건은 1970~8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 중앙정보부 등이 일본을 오가던 동포와 유학생들을 불법 연행해 고문과 협박으로 허위 자백을 받아내 간첩으로 몰았던 국가 폭력이다. 상당수가 무기징역이나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이후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되며 조작이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최근 80년 광복절을 맞이해서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을 떠올렸을 때 특히 마음이 쓰였던 분들이 바로 재일 동포 여러분"이라며 "아픔과 투쟁, 극복과 성장을 반복한 이 굴곡진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굽이굽이마다 동포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식민 지배의 아픔에 이어 분단의 아픔까지, 광복의 기쁨도 잠시 조국이 둘러 나뉘어 대립하면서 타국 생활의 서러움은 쉽게 잦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 커졌을 것"이라고 위로하며 "그럼에도 여러분은 언제나 모국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버팀목이 돼 주셨다"며 "우리 정부는 여러분의 애국심을 잊지 않고 꼭 기억하고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관동대학살이 일어났던 아라카와 강변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100년 전 아라카와 강변에서 벌어진 끔찍한 역사, 그리고 여전히 고향 땅에 돌아가지 못한 채 일본 각지에 흩어져있는 유고들의 넋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다시는 반인권적인 국가 폭력이 벌어지지 않는 나라다운 나라,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책임지는 부강한 나라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어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우리의 말과 역사를 후대에 전해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낸 고귀한 헌신을 꼭 기억하겠다"며 "동포 여러분의 안전과 권익 보장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며모두 함께 잘 사는 나라로 확고하게 나아가겠다. 긍지와 자부심이 더욱 빛날 수 있는 자랑스러운 고국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일본과의 새로운 관계 구축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긴 세월의 우여곡절을 넘어서서 한일관계가 새로운 미래를 향해 새롭게 나아가고 있다"면서 "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이라는 말에 걸맞게 연간 1200만 명의 한국인, 일본인들이 상호 양국을 오가며 교류하고 있고 1965년 2억 2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양국의 교역 규모는 2024년 기준으로 772억 달러, 약 350배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국이 국민이 서로 신뢰의 마음을 나누며 서로의 삶을 풍부하게 채워 주는 한일관계의 새로운 역사, 동포 여러분이 만들어 주신 빛나는 성과"라며 "흔들림 없이 두 나라의 가교 역할을 해 주고 계신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 양국이 더욱 두터운 신뢰에 기반해서 더 큰 협력을 이루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마지막 발언으로 "대한민국 주인으로서 이곳에서도 투표에 꼭 참여해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현지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인간 중심의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겠다 약속했다"면서 "이 대통령은 동포 여러분이 투표하는 데 겪는 수고로움과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당신 역시 노력하겠다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에 대해 "북미나 유럽은 1박 2일이 걸려 투표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재외동포 주권자로서 의미를 살리도록 (재외동포들의 투표 과정의 어려움을) 살펴보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잠시 후 이 대통령은 이시바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후 만찬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변화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이웃 나라이자 협력 파트너로서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한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소통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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