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주당순익, 시장 기대 못미쳐
연간 매출 전망 상향에도 주가 4.5%↓
맥밀런 CEO “관세로 매주 비용 증가”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의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관세가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미국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월마트는 올해 2분기(4~6월) 매출이 1774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4.8%의 증가가하면서 월가 전망치인 1759억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아칸소에 본사를 둔 월마트는 같은 점포 매출이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주로 식료품과 건강 관련 상품군의 강세가 이끌었다. 고소득층 소비자들이 물가 압박 속에서 저렴한 상품을 찾으면서 매출 상승을 주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올해 순매출 증가율 전망을 3~4%에서 3.75~4.75%로 상향했다.
그러나 월마트는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이익이 예상치에 못 미쳤다.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은 68센트로 집계돼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73센트에 미달했다. 이에 뉴욕증시에서 주가는 4.5% 하락 마감했다.
특히 월마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수입 비용이 늘어난 데 대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월마트가 5월 관세 여파로 가격 인상을 예고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가격 인상 계획 철회를 촉구하며 월마트를 압박한 바 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는 관세의 영향이 점진적이어서 고객의 행동 변화가 크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관세 (부과) 이후 가격 수준에서 재고를 보충하면서 매주 비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3분기, 4분기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관세로 인해 수입 제품의 약 10%에 대해선 가격을 인상하고 나머지 비용 상승분은 자체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월마트의 가격이 최근 분기에 평균 1% 상승했다고 했다.
그는 또 CNBC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물가 상승과 고율관세 등 코스트 압박 속에서도 해외 수입 일정을 앞당기고 매장에서 ‘롤백’이라 불리는 한정 할인 행사를 확대해 가격 경쟁력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단 월마트는 고전하는 다른 대형 소매업체들과는 격차가 크다다. 타깃은 분기 매출이 1.9% 감소했고, 홈디포는 1% 증가에 그쳤다.
월마트는 수년간 가계 예산을 짓눌러온 인플레이션 속에서 소비자들이 피난처를 찾는 가운데 모든 미국 제품 카테고리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월마트의 전자상거래 부문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것도 이목을 끈다. 글로벌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25%, 미국 내에선 26% 늘었다. 매장을 기반으로 한 배달 서비스는 전년보다 50% 늘었으며 이중 3분의 1 정도는 3시간 이내 ‘즉시배송’으로 처리됐다.
키뱅크의 브래들리 토마스 애널리스트는 실적 발표에 앞서 “월마트는 변동성이 큰 환경과 관세 잡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부문에서 강력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어 소매업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 중 하나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