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한 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21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의원들을 만나 “한국의 원조 예산을 이상적인 수준인 국내총생산(GDP) 0.7%까지 증액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헌법상 정부 동의하에 예산을 증액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국회가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증액하거나 조정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 의장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게이츠 이사장은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원조 예산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돌아볼 때”라면서 “현재 한국 같은 경우는 정부 예산의 1%가 안 되는 금액을 원조 금액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전체 GDP의 0.3%가 조금 안 되는 금액”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 의장에게 “한국의 원조 예산이 증액돼 이상적인 수준인 GDP 0.7%까지 향상되길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안타깝게도 이런 원조 자금이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원조는) 가장 영향력이 큰 분야를 살피고 이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저는 모든 자산을 기여하기로 결정했고, 저희 재단 경우 매우 적은 예산으로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했다.
이에 우 의장은 “대한민국은 식민지 분단, 전쟁, 독재와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ODA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변화한 위상(을 가진 나라)”라면서 “(이 때문에) 글로벌 보건과 인도적 지원 분야에서 그 기여를 확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도 여야를 막론하고 ODA를 확대하고 국제 보건 협력을 위한 초당적 의지가 확고한 만큼 앞으로 실질적, 정책적인 뒷받침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후 게이츠 이사장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주최하는 ‘한국의 글로벌 보건 기여와 리더십’ 간담회에 참석해 여야 의원들을 만났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은 ODA 수요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국가”라면서 “수요국에서 중소득 국가로 발전하고 더이상 기여나 원조를 받지 않는 경우는 많지만, 한국처럼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서 공여국이 된 경우는 유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예산의 1%가 안 되는 원조 자금액을 이상적인 수준인 0.7%까지 증액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특히 “글로벌 보건 분야는 다른 원조 분야보다 10배 정도 더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원조의 활동을 다시 한번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요 7개국(G7) 국가들 같은 경우 다자 보건 기구에 대한 원조 금액이 전체 원조 예산의 15% 정도를 차지한다”며 “한국도 이번 기회에 원조 예산을 다시 한번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오늘 저의 방문이 이러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석기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재단이 추진해온 사업들은 국제사회에서 손길이 필요한 개발도상국에 큰 힘이 되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추구하는 ODA 정책과도 맞물려 큰 시너지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ODA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며 “새 정부에서도 이런 기조를 충실히 이어갈 것을 당부하며 게이츠 재단에서도 우리나라의 보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관심과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