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이 LIG넥스원과 손잡고 1조7775억 원 규모의 한국형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 수주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두 회사는 9월 초 제안서를 최종 제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LIG넥스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사업 수주를 위한 제안서를 9월 초 최종 제출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정부가 주도하는 대규모 연구·개발 프로젝트로 국산 전자전기를 자체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체계종합업체로 대한항공-LIG넥스원 컨소시엄이 선정될 경우 대한항공은 기체 개조·제작 및 체계통합을, LIG넥스원은 전자전 장비 개발과 탑재를 맡게 된다.
전자전기는 적 레이더와 통신체계를 교란해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특수임무 항공기로 현대 전장에서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이번 사업은 외국산 중형 민항기를 개조해 전자전 임무 장비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공군의 고도·속도·작전 지속시간 요구에 맞추면서도 신규 기체 개발보다 신속하게 전력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공군의 차세대 전자전기 EA-37B 외에는 유사 사례가 없어 세계적으로도 도전적 사업으로 평가된다.
LIG넥스원은 KF-21 통합전자전 장비, 차세대 함정·잠수함 전자전 장비, 신형 백두정찰기 전자정보 장비 등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대한항공 역시 민항기 개조와 군용기 정비·성능개량, 무인기 개발 등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어 양사의 협업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50여 년간 P-3C 해상초계기 성능개량, 백두 사업 등을 수행하며 감항인증 역량을 확보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보잉 B777 여객기 10대, 에어버스 A330 여객기 6대를 화물기로 개조해 상용 감항인증을 성공적으로 획득했다. 아울러 공중급유기, 대통령 전용기 운영 및 정비 경험도 갖췄다. 현재 부산·대전 연구개발센터에 100여 명의 특수임무기 전문 인력과 시험비행·정비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정부 지원 없이도 개조·제작이 가능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전자전기 사업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도전 과제”라며 “50여 년간 축적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우리 군의 첨단 전력 확보에 앞장서고 나아가 대한민국 방산 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