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건샵’이 실적 견인⋯가전양판전문점, 2030 타깃 마케팅 전력투구

입력 2025-09-0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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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양판ㆍ전문점 매장 내 ‘타건샵’ 도입 움직임
2030 세대 타깃 전략⋯매출 확대로 성과 가시화
전자랜드ㆍ노브랜드 "전국 점포 내 신설 확대"

▲노브랜드 동대문 장안점 내 타건샵에서 고객이 키보드를 직접 두드려보고 있다. (사진제공=이마트)
▲노브랜드 동대문 장안점 내 타건샵에서 고객이 키보드를 직접 두드려보고 있다. (사진제공=이마트)

국내 가전 양판·전문점 전자랜드와 롯데하이마트, 일렉트로마트 등이 기존 매장에 체험 요소를 더하는 식의 ‘오프라인 매장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취향을 위해 소비를 아끼지 않는 청년세대의 발길을 잡기 위한 시도다. 특히 키보드를 직접 쳐 볼 수 있는 ‘타건샵’은 도입 후 매출 신장 효과도 나타나면서 업계의 부진한 실적을 개선할 타개책으로 꼽히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전 유통채널들이 20·30세대 청년층을 겨냥해 오프라인 매장을 재정비하고 있다. 기존에는 온라인 전자제품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40·50세대가 주요 고객층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더 젊은 세대의 유입을 확대하려는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일환으로 가전 양판·전문점들은 팝업스토어나 체험형 특화 매장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전자랜드는 7월 서울 용산본점에서 농심과 함께 비빔면 ‘배홍동’ 팝업스토어를 운영했고 롯데하이마트는 앞서 4월 서울 강동구 고덕점에 모바일 게임∙음향 등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 중심의 모바일 전문관 ‘모토피아’를 열었다. 단순한 할인 행사에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 공간을 체험형 콘텐츠로 채워 MZ세대의 유입을 유도하려는 움직임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계식 키보드를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타건샵’ 도입이 가장 활발한 시도로 꼽힌다. 이 흐름은 롯데하이마트가 지난해 8월 서울 금천구 마리오아울렛점과 부산 중구 광복롯데몰점에 타건샵을 선보이면서 본격화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1월과 5월에 서청주롯데마트점과 용산아이파크몰점에 타건샵을 도입해 매장을 리뉴얼했다. 이곳에서는 직접 키보드를 두드려보면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를 수 있고 키캡이나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카드 등을 커스터마이징해 ‘나만의 PC’를 만들 수도 있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10월 대구의 파워센터 죽전점과 군산의 파워센터 수송점에 자체 키보드 타건 체험 숍 ‘세모키(세상의 모든 키보드)’ 공간을 넣어 새로 단장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서울 용산구에 타건샵이 포함된 ‘디지털 집약 매장(Digital Convergence Store·DCS)’을 선보였다. 키보드를 비롯해 컴퓨터, 게임기 등 120여 개 브랜드 IT 가전 관련 상품을 체험, 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이다. 전자랜드는 현재 전국 81개 직영점 중 23개 매장을 DCS로 운영 중이다.

노브랜드는 올해 5월에 동대문 장안점 내 20평 규모의 타건샵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다양한 키보드와 마우스를 체험해볼 수 있는 오프라인 키보드 전문 체험 및 큐레이션관 콘셉트로, 총 270여 개에 달하는 기계식 키보드, 커스텀 키캡, 헤드셋 등을 마련했다. 6월에는 '노브랜드 강남터미널점'에도 타건샵을 열었다. 체험 테마형 콘셉트로 탄생한 이마트 가전전문점 일렉트로마트의 경우, 38개 매장에 ‘게이밍샵’이라는 코너가 마련돼 있어 게이밍 키보드와 마우스를 직접 써볼 수 있다.

실제 실적 개선 효과로도 이어졌다. 롯데하이마트에서 리뉴얼한 대표 매장의 매출을 살핀 결과 타건샵 도입 후 3개월간 키보드, 마우스 등 PC 액세서리 매출이 이전 같은 기간 대비 약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랜드 역시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매장을 꾸준히 늘려갈 예정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9월에 2개 매장을 추가로 DCS로 바꾸는 등 연말까지 최대 8개 매장을 DCS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노브랜드 동대문 장안점은 타건샵이 도입된 5월부터 8월 18일까지 가전용품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12% 신장했다. 강남터미널점은 같은 기간 가전용품 누계 매출 신장률 116%를 달성했다. 노브랜드는 9월 중 ‘노브랜드 트레이더스 구월점’에도 타건샵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후 세 매장의 고객 반응을 확인해 연내 도입 확대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가전양판∙전문점이 이 같은 실적 개선세를 중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다. 이들 가전 유통채널들은 최근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롯데하이마트는 올 상반기 6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폭이 대폭 줄었지만, 상반기 기준으로 2022년 80억 원, 2023년 180억 원, 지난해 133억 원 등 3년 연속 적자가 지속된 상태다.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에스와이에스리테일(SYS리테일)의 작년 매출은 52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72억 원으로 2021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이마트 내 전문점(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등) 영업이익은 올 상반기 1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억 원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키보드를 매일 사용해야 하는 2030대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스트레스 해소 등 ‘업무 질 개선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구경거리, 체험 중심의 쇼핑, 나만의 취향 발견에 대한 고객 니즈가 높아지는 것 역시 매출 신장률 확대 등 성과가 기대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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