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주’로 US스틸 사실상 경영 통제
국방부, 美 유일 희토류업체 최대주주
‘중국식 산업 육성 모델’ 도입 평가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산업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경제매체 포천은 미국 정부가 인텔과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기업 지분 확보를 검토하는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적인 지분 참여를 선호하고 있으며 이는 핵심 전략산업에 대한 정부 영향력을 대폭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이는 조 바이든 전 정부를 포함해 역대 정부가 경영 간섭을 최소화하고 보조금·대출·세액공제 등의 지원책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의 경제·외교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을 과도하게 간섭·통제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최신 움직임은 US스틸 사례와 비슷하다고 포천은 짚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6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승인하면서 소수 지분으로 주요 경영 사안을 좌우할 수 있는 ‘황금주’를 미국 정부가 보유하도록 했다. 승인 조건에는 일본제철이 2028년까지 US스틸에 약 110억 달러(약 15조 원)를 투자하고 미국 정부에는 황금주를 부여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 황금주는 미국 대통령이 이사회 일부 멤버를 지명하고 본사 이전·투자 규모 변경·공장 폐쇄 등 주요 경영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포함한다.
또 지난달 미 국방부는 자국 유일 희토류 생산업체 MP머티리얼스에 대한 4억 달러 규모의 우선주 투자를 통해 지분 약 15%를 확보, 최대주주가 됐다.
기업의 자율성을 중시했던 역대 거의 모든 미국 정부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식 산업 육성 모델’을 미국에 들여왔다는 해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미국 정부의 모든 권한을 동원해 기업 문제에 직접 개입할 의향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면서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 대통령선거 유세 당시 전혀 언급이 없었던 것이며,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에도 나오지 않았던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접근 방식이 미국 기업에 투자하려는 해외 투자자들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 고위관료 출신인 짐 세크레토는 “황금주 방식은 위험하고 전례가 없는 것이다. 만약 중국이 유사한 조건을 내세운다면 미국은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며 “트럼프식 협상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불확실성을 안기고, 향후 국경 간 거래를 복잡하게 만들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