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은행들의 수수료 수익이 확 줄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인수·주선 수수료가 급감하면서 비이자이익 기반의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방은행이 지역 밀착형·관계형 금융을 강화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BNK경남·광주·전북은행의 올해 상반기 수수료 수익 합계는 1619억 원으로, 전년 동기(2282억 원) 대비 29.1%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전북은행이 510억 원에서 197억 원으로 61.4%나 급감했다. 광주은행(24.8%), 경남은행(18.9%), 부산은행(16.4%) 등 모든 지방은행들이 두 자릿수 이상 쪼그라들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PF 사업이 위축되면서 관련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었다고 평가한다. 지방은행은 예대마진 의존도가 높아 비이자이익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데 이번 실적에서 이러한 구조적 한계가 또다시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하반기다. 가계대출 규제로 예대마진 축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비이자이익 반등도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전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년 반 동안 부동산 PF 조정을 하고 있었는데 조정이 일어나는 가운데도 경기가 좀 안 좋아지다 보니까 부실이 조금 더 되는 부분이 있다"며 "특히 지방 부동산은 수요가 부족하고 공급이 많기 때문에 구조조정 통해 정리하지 않으면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은행이 단기 성과에 매몰되기보다 본연의 강점을 살린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수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방은행이 강점을 가진 관계형 금융을 환경 변화에 맞게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인력 육성을 확대하고 지역별 주요 업종 특성을 반영한 특화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는 등 노하우를 체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지역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기업 점포를 거점화·소형화해 기업 고객 접점을 관리하는 등 관계형 금융을 저비용으로 수행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