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성장세 둔화에 폐업자도 크게 증가
불황에 M&A 시장서 프랜차이즈 매력 ↓

한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최고 인기 매물이던 외식 프랜차이즈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매물로 나오는 브랜드는 많지만, 실제로 거래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다. 외식업 전반에 대한 M&A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업계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8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랜드는 자회사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식음료(F&B) 브랜드 9개에 대해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반궁', '테루' 등 다이닝 및 카페·디저트 브랜드 대상으로, 뷔페 브랜드 '애슐리'와 '자연별곡'은 제외됐다.
현재 M&A 시장에는 이랜드 브랜드를 포함해 프랜차이즈 매물이 꽤 많지만, 인수전 관심도는 예전 같지 않다. 한화갤러리아가 운영하는 에프지코리아의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치킨 브랜드 '푸라닭', 치킨·버거 브랜드 'KFC', 피자 브랜드 '한국피자헛' 등 지난해부터 나온 외식 브랜드 매물이 줄줄이 쌓여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21년 시장에 나온 버거킹도 아직 주인을 찾고 있다. 다만, 푸라닭 측은 본지에 “현재로선 매각할 생각이 없다”고 밝혀왔다.
과거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은 M&A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다. 현금 창출 능력이 뛰어난 데다 인수 즉시 매출이 발생하고, 비용 감소 여지가 있어 수익성 개선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수 사모펀드 운용사(PE)들이 프랜차이즈를 사들였고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성공했다. 하지만 길어진 경기 침체와 고물가 등으로 프랜차이즈의 수익성 등 매력이 떨어졌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치킨 브랜드 '노랑통닭'은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와 졸리비푸즈가 인수를 검토했지만 최근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사 과정 중 인수 가격에서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지속하는 내수 부진에 차액가맹금 줄소송 등 프랜차이즈 운영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발표한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체 가맹본부 수는 8802개, 영업표지(브랜드) 수는 1만2377개, 가맹점 수는 36만5014개로 성장 추세가 전년 대비 둔화했다. 가맹본부 수 증가율은 6.5%p, 가맹점 수 증가율은 1.8%p 감소했고, 브랜드 수는 공정위가 해당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9년 이후 최초로 감소(-0.4%)했다. 외식업종 브랜드 수는 전년 대비 0.6% 줄었다. 공정위는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내수경기 회복 지연 및 자영업 경영 여건 악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폐업자 수는 98만6000명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았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0년(89만5000명)보다도 많은 폐업자 수를 기록했다. 업종별 폐업률은 음식이 16.2%로 가장 높았고, 음식업의 폐업률은 직전년도 보다 1.9%p 늘어났다.
업계 및 전문가들은 둔화하는 가맹사업 성장세, 늘어나는 자영업자 폐업률, 쌓이는 브랜드 매물 등을 외식 시장 경고등으로 보고 있다.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매각에 실패할 경우 폐업까지 가는 브랜드도 있을 것”이라며 “점주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로 위기 장기화를 막기 위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본지 자문위원인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 심화로 저성장시대에 접어든 우리나라는 유난히 자영업 비중이 커 소상공인 지원 예산 등에서 딜레마가 있다”며 “마케팅 연구보다 레시피 연구 등에 투자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