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하자마자 ‘최대 실적’…돈 버는 동국생명·온코닉

IPO 시장 침체 속 공모가 낮춰 상장…실적 성장세로 존재감 부각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동국생명과학과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올해 상반기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모두 국내 전통 제약사들의 성장 전략을 담은 자회사이자, 기업공개(IPO) 한파를 뚫고 증시에 이름을 올린 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은 새내기 상장사들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생명과학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699억 원, 영업이익 6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3.4%, 6.0% 증가한 규모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1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조영제 및 MEMD(Medical Equipment & Medical Devices) 사업 부문의 고른 매출 확대와 수익성 중심의 자사 제품 전략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조영제 부문은 의정갈등 회복과 신규 거래처 확보에 힘입어 매출이 늘었고, MEMD 부문도 MRI 및 CT 장비 납품 확대와 대형 검진센터 및 루닛 AI와의 협업에 성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자사 신제품 출시, 수출 협상 진전, 인벤테라와의 공동 연구개발(R&D) 성과를 바탕으로 보다 가시적인 실적 모멘텀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생명과학은 동국제약의 조영제 사업을 물적분할해 2017년 설립, 올해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조영제 원료의약품과 완제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기업으로 조영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상장 당시 희망범위보다 낮은 9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는데, 시장 지배력과 꾸준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아직 저조한 흐름을 보이는 상황이다.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처음으로 반기 흑자를 냈다. 상반기 매출액은 별도기준 186억 원으로 앞서 회사가 제시한 연매출 전망치(가이던스) 249억 원의 70% 이상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한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0년 창립 이후 5년 만에 역대 최대 실적과 함께 연간 흑자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신약개발 상장사 중에서 눈에 띄는 성과다.

핵심 성장축은 지난해 10월 출시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큐보’다. 상반기 자큐보 매출은 164억 원으로 집계됐다. 처방액 기준으로는 2분기에 100억 원을 돌파, 블록버스터 국산 신약 반열에 올라섰다. 글로벌 기술이전도 활발해 상반기 매출 가운데 22억 원이 이를 통해 나왔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역시 지난해 12월 공모가를 희망범위 하단보다 3000원 낮춰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IPO 시장의 투자 심리 위축을 뚫기 위한 이 선택은 안정적인 실적을 등에 업고 점진적인 주가 우상향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