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높아지는 분양가에 주택 수요자들이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신규 분양을 고집하기보다는 일부 잔여 가구가 남은 곳으로 대안을 찾아 나서는 모습이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평균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945만 원으로 전년 대비 4.4%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10년 동안 매년 평균적으로 7~8%가 상승했다. 지난 2015년 3.3㎡당 863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 뛴 셈이다.
앞으로 분양가는 더욱 오를 가능성이 높다. 고물가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인상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1.07로 전월 대비 소폭 올랐다. 지난해 말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가 다시 오름세로 전환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신규 단지들의 분양가도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최근 부산 해운대와 남천동에서 분양한 주상복합단지는 3.3㎡당 4400만 원에서 5200만 원 수준의 분양가가 책정됐다. 부산 평균 아파트 매매가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수영구 아파트보다 최소 평당 1000만 원에서 최대 2000만 원 가까이 높은 분양가가 형성된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주택 수요자들은 신규 분양보다는 이미 분양가 책정이 완료된 곳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미분양 아파트의 수가 5개월 연속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 7만2624가구였던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매달 줄어들었다. 그 결과 올해 6월 기준 6만3000여 가구까지 감소했다. 반년도 되지 않은 사이에 1만여 가구가 줄어든 것이다. 분양가 인상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향후 시세차익의 측면에서도 유리할 것이라는 주택 수요자들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 분양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작년 6월 부산 동래구 명륜동에서 분양했던 ‘동래사적공원 대광로제비앙’은 올해 3월 완판을 달성했다. 이 단지는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서 올해 7월 분양한 신규 단지보다 3.3㎡당 분양가가 약 200만 원 저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에서는 지난해 3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어울림 청주사직’이 약 1년 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최근 바로 인근에서 신규 분양에 나선 아파트는 이 단지보다 3.3㎡당 50만 원 이상 높은 분양가가 형성됐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상승 속도가 매매가보다 빨라지면서 수요자들이 가격이 확정된 잔여 가구나 미분양 물량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특히 입지가 괜찮고 분양가 경쟁력이 있는 단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희소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