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간 OLED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삼성 측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결로 LG디스플레이, 덕산네오룩스, 비에이치 등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ITC는 지난 7월 11일(현지 시간) 최종 예비 판정에서 BOE가 OLED 패널을 미국에 수입·판매하는 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을 부당하게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이는 미국 관세법 제337조 위반에 해당하며, BOE에 대해 14년 8개월간의 제한적 수입금지명령(LEO), 영업정지명령(CDO), 대통령 검토 기간 중 100% 보증금 부과를 권고했다.
이달 12일 공개된 세부 근거에서 ITC는 BOE의 저가 판매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과 점유율이 하락했고, 가격 인하 압박이 발생했다고 명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제재의 정당성과 공익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종 판결은 11월 예정이며 이후 60일간 대통령 검토 기간을 거친다. BOE가 최종 결정을 받아들일지 항소할지는 미지수다.
김소원 연구원은 "이번 소송 승소가 중국발 저가 공세로 장기간 디레이팅(평가절하)에 시달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구조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LCD 사업 축소·철수로 OLED 중심 재편을 추진해온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향 점유율과 가격 경쟁력 방어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수혜 종목으로는 LG디스플레이가 12개월 선행 P/B(주가순자산비율) 0.7배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2922억 원)를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며 "덕산네오룩스는 OLED 패널의 Black PDL(CoE) 공급사로 3분기부터 아이폰17 생산과 현대중공업터보기계 믹스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비에이치는 하반기 아이폰17 출시와 고객사 점유율 확대, 2026년 이후 OLED 시장 성장 모멘텀을 앞두고 저평가 구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2026년 폴더블 아이폰과 맥북·아이패드 미니용 OLED 패널 신규 양산, 2027년 아이패드 에어 OLED 패널 양산 등 중장기 모멘텀과 맞물려 이번 ITC 판결이 K-디스플레이 기업 재평가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