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12일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 李 정부 들어 최장기간
외국인 매수 둔화·실적 부진·세제개편 실망감 등 '삼중고'
증권가 “정책·실적 모멘텀 회복 시 연말 상단 가능성”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가 3거래일 연속 하락이라는 최장 기록을 세운 뒤 4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다섯 번째 3200선 돌파다. 하지만 수급 둔화, 실적 부진, 정책 실망감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지수는 여전히 박스권에 갇혀 갈팡질팡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34.46포인트(pㆍ1.08%) 오른 3224.37에 장을 마치며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종가 기준 3200선을 회복한 것은 이번이 현 정부 출범 이후 다섯 번째다.
이날 코스피는 예상치에 부합한 미국 물가지표에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3220대를 회복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커져 일제히 상승했다. 7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올라 6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앞서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4번째 32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6월 4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자 올해 들어서도 지난 4월 2~7일 4거래일 연속 하락 이후 최장 기록이었다.
최근 코스피는 3200선을 돌파했다가 다시 밀리는 흐름을 반복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14일 3202.03으로 처음 3200선을 넘었지만 이틀 뒤 3186.38로 이탈했다. 같은달 21일(3210.81) 재돌파 후 바로 다음날인 22일(3169.94) 또다시 32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28일(3209.52) 세 번째 돌파 후 지난 1일(3119.41) 다시 3200선이 무너졌다. 지난 7일(3227.68) 네 번째 돌파 이후 전날(3189.91) 4번째 이탈을 기록했다. 이날 3200선 돌파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5번째다.
국내 증시가 32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면서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매수세 둔화 △ 2분기 실적 부진 △정부 세제개편안에 대한 실망감 등이 동시에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외국인은 환율 변동성 확대 속 매수세가 약화됐고 일부 업종에서는 두 자릿수 ‘어닝 쇼크’가 발생했다. 정책 측면에서도 법인세·거래세 인상,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강화 등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수 하단의 리레이팅(재평가)은 정책 변화가 상단은 펀더멘털과 거시경제 환경이 주도할 것”이라며 “3200선 공방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 전망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노동길ㆍ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부진이 3분기 전망 하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연말 315포인트까지 상승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자동차, 은행 등 일부 업종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익 추정치 상향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외국인 수급은 환율 변화에 따라 단기적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이는 경기 민감형 매매 패턴의 변화라기보다 일시적인 흐름”이라며 “정책 기대감이 회복되고 실적 개선 모멘텀이 확인되면 연말로 갈수록 지수 상단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는 하반기 산업재와 유틸리티가 실적 개선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