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 규모가 5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벤처투자 붐이 일었던 2022년 이후 최대 규모다. 벤처펀드 결성 역시 6조 원을 넘어서며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13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 및 벤처펀드 결성 동향'에 따르면 벤처투자는 5조6780억 원, 벤처펀드 결성액은 6조168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19.4% 증가한 수치다.
벤처투자 붐이 일었던 2022년 상반기 벤처투자와 펀드 결성 규모는 각각 7조6442억 원, 8조6821억 원에 달했다. 같은 해 말 투자 위축으로 침체기에 들어갔던 벤처투자 시장은 지난해 소폭 반등한 뒤 올해 1분기부터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 올해 1분기 벤처투자 규모는 2조600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4.0% 증가했다. 2분기엔 1분기보다 더 많은 3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면서 202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종별 투자 실적을 보면, 정보통신기술(ICT)서비스에서 1조1128억 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0% 감소했다.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9767억 원)는 1240억 원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액을 보였다. 증가율로는 게임 분야(1768억 원)가 99.8%로 100%에 육박하는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창업 3년 이내 초기 기업에 1조1595억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전년 동기 대비 14.6% 늘어난 수치다. 업력 3~7년 이하 중기 기업(3.6% 감소)이나, 7년을 넘어선 후기 기업(3.3% 증가)을 뛰어넘는다.
벤처투자회사·조합 기준으로 300억 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기업의 수도 지난해 상반기 1개 사에서 올해 상반기 5개 사로 늘어나는 등 일부 기업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서 기업당 투자 규모 역시 확대됐다.
실제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회사·조합의 투자를 받은 기업들 중 '퓨리오사AI'와 '비나우'가 처음으로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으로 평가를 받으며 투자를 유치했다. 퓨리오사AI는 인공지능(AI) 연산 반도체(NPU) 설계·개발 등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업이다. 비나우는 화장품 제조·판매 기업으로 뷰티브랜드 '넘버즈인'과 '퓌'를 보유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의 AI와 K-뷰티의 강세를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벤처펀드 결성의 출자자를 유형별로 보면 정책금융은 99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7.6%, 민간부문은 5조1746억 원으로 22% 확대됐다. 민간 부문에선 연기금·공제회와 일반법인의 출자가 각각 130%, 57.6% 각각 증가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다만 개인 출자는 4258억 원으로 32.4% 꺾였다. 외국인 출자 역시 981억 원으로 22.6% 감소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벤처투자가 전년대비 증가하고, 민간자금 출자 증가로 펀드결성이 크게 증가한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며 "앞으로도 유망한 기업이 벤처투자를 통해 성장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